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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각료 회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7일부터 3일간 제2차 한일각료회담이「워커힐」에서 열린다. 정부는 한일국교정상화이후 악화일로에 있는 무역수지역조현상을 시정하는 5개년계획을 만들고, 그에따라서 무역수지를 개선해간다는 계획을 우선적인 과제로 삼을 방침이라하며, 일본측은 조세협정의 체결, 공업소유권협정타결, 그리고 상업차관 및 합작·직접투자문제 등을 주요한 관심사로 삼고 있다 한다.
그동안 한일간의 빈번한 예비접촉과정에서 상업차관공여와 조세협정체결이 「바터」될것이라는 풍문이 새어나온 일도 있었기때문에 이번 2차 회담은 한일경제계에 다같이 비장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할것이다.
대체로 경제교섭은 상호이익의 증진이란 각도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호간에 어느정도의 양보는 불가피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일간의 경제협력문제에 있어서는 교섭환경이 특수한 것이기때문에 각별한 배려와 신중이 뒤따라야 할 것임을 당국은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솔직히 말하여 6대1 이상으로 벌어진 무역수지역조현상은 우리가 경제개발기금을 지나치게 일본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파생된 현상인 것이며, 우리가 그토록 일본자본에 의지해서 경제성장을 추진했기 때문에 오늘날 일본측의 교섭력은 우리보다 월등 강력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우리는 더욱 많은 차관이나 자본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태에 있는것이며, 그 때문에 일본측은 조세협정의 체결, 공업소유권협정의 체결 등 일본측이 장기적 이익을 도모하는 기반을 구축하고자 하게되는 것이며, 차관공여와 조세협정의「바터」설이 나오게된 것이라 할것이다. 본난은 이미 차관과 조세협정 및 공업소유권협정의 「바터」행위는 있을 수 없는 것이며, 각각 별개의 것으로 분리하여 체결시킬 것을 주장한바 있거니와, 한일무역수지역조의 해결방법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방향착오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음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차관이나 합작투자 또는 직접투자를 촉진시키는한 아무리 일본측이 1차 산품에 대한 특혜관세부여나 「코터」제 철폐를 해준다하더라도 한일간의 무역수지역조현상은 시정되지 못할것이다.
따라서 한일간의 무역수지역조경향을 근본적으로 시정하는 것이 정부당국의 기본과제라도 이론이 없다면 우리의 일본자본의존도를 본질적으로 낮추는 작업이 국내적으로 서둘러져야할 것이다. 이러한 의존도의 인하를 전제로하고서 일본측의 1차 산품에 대한 특혜관세, 수입「코터」제 철폐, 그리고 보세가공품에 대한 과세감면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무역수지개선에 대한 일본측의 성의가 구체화한다는 보장을 얻고나서 차관이나 자본도입과 상관없이 일본이 양보하는 정도에 따라서 조세협정이나 공업소유권문제를 우리측이 양보해간다는 원칙에서 한일각료회담에 임하기를 바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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