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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개편의 실마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치활동정화법이 동법제8조규정에 의해 오는15일로써 시효가 끝남에 따라 마지막까지 묶여온 70명의인사가 오는16일부터 정치활동을 할수있게됐다.
해금인사70명가운데에는반혁명사건에 관련된 전직군인들도 상당수 포함되어있어 실제로 정계복귀와의관련에서 주목되는 인사는 구민주당의 양일동·김영선·김상민·이철승·김선대씨와 구자당의 손도심·신도환씨, 혁신계의 윤길중·김달호·이동화씨등 10여명으로 추산되며 이들중에서도 신민당의 당내판도에 영향을 미칠수있다는데서 특히 구민주당인사들의 거취가 이목을 모으고있다.
신민당의 유진오총재는 이들의 정치활동해금을 앞두고 그동안 김영선·김상돈·양일동· 김선태·윤길중씨등을 차례로찾아 신민당대열에 참여해줄것을 권유했었다.

<대부분 관망태도>
유총재의 이같은 입당교섭을 받고 양일동씨는 해금된 다음날에라도 입당할수있다는 뚜렷한 의사를밝혔으나 다른 인사들은 대부분『얼맛동안 더 관망한후에 태도를 결정하겠다』고 신중한반응을 보였다.
유총재가 직접 해금인사들의 포섭에 나선것은 당내의 여러계보가 갈래갈래 포섭경쟁을 벌이기에 앞서 당수 스스로가 포섭에 「이니시어티브」를 잡는한편 『해금인사들에게 신민당으로서는두손을 내밀어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했다』는 명분을 마련해놓기위한것이라는 풀이도 있지만, 지난 5월의 신민당전당대회가 해금인사들을위해 당부총재한자리와 몇석의정무위원을 비워놓은데이어 전총재가 그포섭에나섰다는것은 앞으로 신민당내의 위계와 계보의 개편가능성을비쳐주고 있다.

<일부에선 견제도>
지난전당대회에서 당수중심의 강력한 단일지도체제를 확립하기는했으나 여러파벌에 얹힌격으로 현장을 유지하고있는 유총재로서는 오는1971년에 숙원의 정권교체를 실현하기위해서도 이들을 대폭신민당에 끌어들여 파벌재편성을통해 명실상부한 「야당의총화」를 이루어야겠다는 의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민당내일부에서는 이들이「5·16」이전에차지했던 정치적비중으로보아 당내의 위계나 계보에큰변동을 가져올것을두려워한나머지 이들의 입당을적잖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당내 민주계에서는 옛동지들을 받아들여야할 명분과 이들의 입당이 가져올 계열내의 변동을 두려워하는 의식이 교차되고 있는 것 같다.
정일형부총재는 민주당정권때 같은 각료였던 김영선씨 (재무부장관) 김선태씨(무임소장관) 또 친분이두터운 김상돈씨(서울특별시장) 등에게『일을 같이 하자』고 권유하고 『지재차산중이라』고 그들의 신민당입당을 믿고있으나 어떤간부는 장내의 경합자로서 해금자를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신당설도 나돌고>
일부에서는 이철승씨가 신당을 만들계획이라느니 김상돈씨가 현민주당계열과 깊숙이 관계를 맺어 새로이「기독교민주당」을 창당할것이라는등 전이되고있으나 이씨의 신당론은 이씨 측근에의해 부인됐고 김씨의「기독교민주당」창당설도하나의 구상에 불가한 것으로, 결국 입당의 시기가 문제일뿐 복민주당 인사일부의 신민당 참여는 실현될둣하다.

<입당시기는 내년>
이들의 입당시기는 처우문제등 당으로서의 수용태세와 해금인사들의 시국관등 조건이얽혀 대체로 내년전당대회전후가 될것으로관측하는 사람이많다.
한편 구자유당인사들은 그들의 동료들이 재건한 자유당이 지난 「6· 8선거」때 고배를 마신후 정체에빠져있어 개인적으로 공화당 혹은 신민당에 입당교섭을 벌일것으로 알려졌고 윤길중·김달호씨등 혁신계인사들은 유총재의 신민당입당교섭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지난날 동료들과의 관계등으로 결국「혁신세력」으로 남게될것같다.
비록 수는 많지않더라도 이번 해금인사들이 7년간강요된 「정치적동면」 에서깨어나 실제로 정계에「컴백」할때 정계개편의 실마리가 트이게될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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