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뒤숭숭한 레바논 축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5일 오전 2시30분) 상대인 레바논은 ‘중동의 화약고’다.

 최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반대세력 간의 유혈 충돌이 이어져 정세가 불안하다. 지난달 26일 레바논 한국대사관에서 약 2㎞ 떨어진 지역에 로켓 포탄이 떨어져 5명이 다쳤고, 경기가 열릴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300m 떨어진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는 기관총과 수류탄이 오가는 충돌이 벌어졌다. 한때 제3국 개최 논의가 진행되기도 했고, 한국 응원단 붉은악마 120명의 원정 응원은 취소됐다.

 레바논 축구 대표팀도 현지 정세만큼 불안하다. 레바논은 최종예선 A조에서 1승1무4패로 최하위(5위)다(한국은 3승1무1패로 2위). 설상가상 레바논은 자중지란이다. ‘레바논의 박지성’이라 불리는 로다 안타르(33·산둥)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돌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안타르는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등에서 활약했고, A매치 43경기(18골)에 출전한 레바논의 정신적 지주였다. 하지만 안타르는 지난 3월 1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6차전 소집에 응하지 않고 중국 프로축구 경기에 나섰다. 레바논은 0-1로 졌고, 안타르는 “조국 대신 돈을 선택했다”는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앞서 레바논은 마흐무드 엘 알리와 알리 알사디 등 국가대표 6명이 승부조작 연루로 인해 출전정지 제재를 받았다. 2011년 11월 한국과 3차 예선 5차전에서 알리는 선제골을 넣었고, 알사디는 페널티킥을 유도해 1-2 패배를 안긴 선수다.

 테오 부커 레바논 감독은 “레바논과 한국은 하늘과 땅 차이다. 돈을 받고 승부를 파는 선수들이 무슨 프로인가. 정말 못해먹겠다”고 장탄식을 내뱉었고, 레바논축구협회 관계자는 “차라리 한국이 레바논을 대파해 정신 차리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개탄했다.

 ◆기성용 트위터에 ‘리더 자격’ 글 논란=배우 한혜진(32)과 결혼식을 앞둔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묘한 글을 남겼다. 기성용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리더는 묵직해야 한다. 그리고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건 리더 자격이 없다”라고 썼다. A매치 51경기에 나서며 대표팀 부동의 미드필더로 활약한 기성용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6, 7, 8차전 명단에 들지 못했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부상을 이유로 기성용을 제외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26일 카타르와 5차전 도중 결혼설로 대표팀 분위기를 흐린 기성용이 괘씸죄에 걸렸다고 주장한다. 네티즌들은 “최강희 감독을 겨냥한 발언 같다. 타이밍이 좋지 않은 글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리더에 대해 의도 없이 말한 것일 수도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기성용은 “설교 말씀 중 일부를 올린 것입니다. 남편이 가정의 리더라고 하셨고 리더는 묵직히 모든 가족을 품고 분란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어 올린 글인데 기사가 왜 나죠? 웃고 넘어가렵니다”라는 글을 올려 해명했다.

박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