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원인상없게 집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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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양통신필화사건은 최영희국방장관 해임으로 번졌는데 최장관인책결정은 3일밤에 내려졌으리라는 뒷얘기.
박정희대통령은 전남한해지구시참을 마치고 귀경한 3일하오 정일권국무총리로부터 동양통신필화사건에 대한 언론계와 신민당의 항의내용과 사건의 진상을 보고 받고 군사기밀 누설에 대한 정부측 책임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했었다고.
박대통령은 5일 아침 정총리와 윤치영공화당의장서리를 청와대로 불러 협의, 후임장관을 결정하고 총리는 중앙청으로 돌아오자 곧 이석제총무처장관에게 장관결질의 절차를 밟도록 지시.
그러나 이 결정은 기밀누설에 연관된 탓인지 엄격하게 기밀이 지켜져 최국방도 해임발표 직전에야 이 사실을 통고 받았고 이총무처장관은 발표가 있기까지 기자들을 피하느라 총무처차관실에 은신해 있다가 청와대발표를 확인한 뒤에야 얼굴을 내밀었다.
○···한편 최국방해임소식에 대해 국회주변은 갑작스런 해임조처에 놀라면서 반년동안 의원생활을 함께하다 입각5개월 만에 물러나는데 대해 모두가 서운한 표정.
백남억공화당정책위의장 구태회 김성희 의원 등은『최장관해임은 뜻밖이다』라고 아쉬워하면서『그러나 정부가 국가안보문제를 중요시한 본보기』라고 평했고 최치환의원은『이런 시기에 국방장관을 맡기에는 최장관이 너무호인이었나보다』라고. 신민당의 김대중의원도 『최장관이 국회와 정부사이의 교량역할을 해왔는데! 』라고 말했고 박한상부총무는『최장관은 워낙 인품이 원만하고 성실했는데 곧이곧대로 말하다가 아깝게 당한모양』이라고 말하면서 『 그러나 정부가 책임을 뚜렷이 한 것은 좋은일이며 앞으로도 바랄일』이라고.
○···중앙상위의 이준파동으로 노장들이 빠지고 비교적 장년층으로 구성된 신민당지도위원회는 5일 첫회합에서 양로원이란별명을 씻기위해 당무에 적극 참여하기로 결정.
이날 이충환씨는 『지도위창회를 당의 양로원같이 생각하는 당원이 많다』고 말을 꺼내자 서범석·김홍원·이상돈 김홍일·박찬희씨 등 참석자전원이『이런 사고를 없애기 위해 우리가 적극 일해 참여해야 한다』 라고 입을 모았고 사회를 보던 전기오총재도 『당헌상지도위원의권한이 광범한데 「양로원」과 비교하는 것은 나쁜폐단』이라고 맞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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