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고난을 이기는 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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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목이 마르다. 입안이 탄다. 흙이 사막의 모래로 변한다.
물이 없단다. 왜 물이 없어?
비가 오지 않아서 라라.
물을 다스릴줄 알아야 하고, 산을 다스리줄 알아야 나라다스린줄 알았다는 옛 우옥의 이야기가 너무도 옳았는가보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다스리는 사람이고, 누가 나라의 주인이냐. 주인이 게으른데 머슴이 을바르게 농사를 지어줄까. 사실 우리는 잘되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안일한 속에서 주인 노릇을 해왔다. 하늘에서 비가 온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보장받아 왔다는 말인가. 물이 없으니까 땅속에서 물을 끌어올린다. 둑을 다시쌓아야한다. 물론 최선의 방법이고, 이렇게라도 하지 않을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 목 마르고, 입안이 타면서 이 피곤한 작업을 해야만 하는가.
「기우제」를 지낸다. 남의 무덤을 판다. 이렇게 답답한 일을 하기전에 먼저 가져야할 준비는 없었던가. 「기우제」를 지내러가려면 우산을 갖고 가야하지 않겠는가. 비를 달라고 가는 사람이 돌아올때는 비가 올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우산쯤은 갖고가야 앞 뒤가 맞는일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늦게 허우적거리고 있지만 먼저 우리가 주인으로서 해야할 일을 하지않은 너무도 큰 벌임을 생각하고 이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게다.
황무지를 옥로로 이룩할 슬기있는 백성들의 이야기를 배워야 하겠다.
목이 마르기전에, 입안이 타기전에 물이 없을때의 고통을 짐작하는 슬기가 있어야만 하겠다.
오늘 시작함은 늦은 일이 아니다. 호남지방이 목마르다고 하니 다른지방은 안심하고 있는가.
언제 어느곳에 다시 닥쳐올 재앙인지 모른다.
우리는 자기의 땅을 기름지게 하는 일을 물에 대한 깨우침을 계속할때 우리는 내일을 슬기 있게사는 백성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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