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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그때 본「프라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금도 나는 공산군의 모습을 「포스터」에 그려진 빨간도깨비로 연상한다. 6·25때의 공산군을 모두 빨갱이로불렀기때문이겠지-. 나는 아침으로 그이의 출근을마치고 나면 사르르 졸린 눈으로 저녁이면 그이의 퇴근을 기다리는 한가로움속에서 신문을 펼쳐든다. 그런데 요즈음 나는 흥미 있는 연재소설처럼 빼지않고 읽는 기사가 있으니 바로 「체코」의 「자유화]에 관한 기사다.
내가본「체코」의인상은 한마디로 우울하기만 했다.
「프라하」의 시가는 회색빚이 감돌아 우중충했고 검정색, 국방색「유니폼」을 입은 시민들의 표정은 핏기를 잃은데다 그 움직임은 하나같이 기계같았다.
밝은 개인주택은 하나도없고 모두가 컴컴한 「아파트」.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을뿐아니라 「택시」등 차량은 정말일까싶을 정도로 눈에 띄지않았다.
유심히 돋보이는 것은「쿠폰」을들고 식당에드나들며 식량을 타기위해 늘어서있는 군상들. 하기는「미니·스커트」에 어울리지 않은 화장으로 단장한 여성들이 휴일이면 강가나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는것이 보였지만 그들의 표정에선 「밝음」이란 찾을수 없었다.
그러한「체코」에 「자유화의 물결」이 일고있다는 「뉴스」에 나는 같은 여자로서 동정을 느끼지않을수 없다.
그러나 어제의 신문에는 「자유화의 물결」에 많은 문제가 있는것으로 보도됐다. 소련이 강권을 발동하더라도 「체코」가 좀더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으면-.
이는 아마 나만의 기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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