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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백신」의 새「가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암도 천연두나 소아마비처럼 「백신」으로 예방할수 없을까. 「한관의치료보다 한근의예방」이라는 말도 있듯이 예방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암「백신」을 만든다는것은 암을 고치기만 하는 특효약을 개발하는것보다 더 이상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가 암「백신」의 가능성을 모색해왔으나 그다지 전망이 좋지못했다. 그런데 최근 일본서 암「백신」이 될것으로 보이는 「특이항원」을 화학적으로 추출했을뿐 아니라 그것으로 동물실험을 해본즉 이식한 암세포를 거절하더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꿈과같았던암「백신」의 가능성에 한줄기빛을던졌다.
이와같은 암「백신」에관한 연구는 지난26일 일본 선대시의 궁성현의사회관에서열린 일본학술회의주최「암연구에 관한 강연회」에서 국립암「센터」의「바이러스」부장 서망구수미박사에 의해 발표됐다. 그는 그자리에서 암세포에만 함유된 특별한 항원을 동물실험으로 증명했고 그항원을 세계최초로 화학물질로 추출했다고 말했다한다.
서망박사가 추출한것이 진짜로 암특유의 항원이냐 아니냐는 세계의학계의 철저한 추시로 판가름이 나겠지만 만약 사실로 판정된다면 암정복을 위한 획기적인 업적으로 평가받게 될것이다.
암「백신」이 제조되면 예방뿐아니라 현재의 암환자도 치료할수있다.
인간의 암「백신」요법에대해선 이제까지 과학적근거가 없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암세포가 항원항체 반응을 일으키는 특별한 항원을 갖느냐에 대해서 오랫동안 논쟁이 됐지만 대개의 암학자는 항원을 갖고있지않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소수의 학자들은 정상세포가 어느날 갑자기 미쳐서 제멋대로 분열, 증식을 되풀이해감으로써 전혀「다른 것」이되는 사실을 중시하고 반드시 항원항체반응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 끝에 어떻게해서든지 과학적으로 증명하려고 노력해왔다. 천연두·소아마비같이 미생물때문에 일어나는 질병에 한번 걸리면 평생 다시는 그병에 걸리지 않는것이 보통이다.
면역이되기 때문이다.
면역이된 사람의 혈청에는 특별한 작용을하는 물질이 생겨나 다시 천연두「바이러스」나 소아마비「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힘을 못쓰게 하거나 녹여 버리는것이다. 이때 몸에 들어가는「바이러스」를 항원이라고하고 혈청에 생긴 특별한 물질을 항체라고한다.
천연두의 경우엔 소의몸에생긴 천연두「바이러스」를 예방접종(우두)하는데 이와같이 예방접종으로 쓰이는병원체혹은그것을가공한것을「백신」이라고부른다.
그리고 항원에대해 항체가 생기거나 항체가 일으키는 반응을 항원항체반응이라고한다. 한편 서망박사는 순계생쥐에 동경대학 의과연구소의 산본정교수가만든 MM2라는 암세포를심는 실험을 하다가 6년전부터 항원문제에착수, 최근 암특유의 항원추출에 성공한것이다.
그는 암세포를 표면활성제(비누의주성분)의 하나인「데옥시코레이트」산「소다」(DOC)로 처리했다. DOC 0.2% 용액에 생쥐에서 떼어낸 암세포를 넣고 섭씨 0도에서 4시간동안 잘섞은다음 매분3천회전의 속도로 1시간동안 원심분리기에 걸고나서 위부분을 걷어냈다. 이어서 특수「셀로판」막을 통과시켜 DOC를 제거하여 희게 흐려진 물질을얻어냈다. 바로 그것이 「암특이항원」이라는 것. 2천만개의 MM2세포에서 겨우 특이항원1밀리리터가 생긴다고 한다. 동경대학산부인과의 죽내정칠조교수등은 그물질을 「백신」으로 사용해 보기위해 난치의 동물암을 이식한 생쥐에 주사해 봤다. 그랬더니 6례중 4례에서 동물암이 없어졌고, 2례는 오히려 좀늘었으나 「백신」주사를안한 생쥐보다는 훨씬 느는 속도가 늦었다고한다.
이연구에 대해 세계의학계에서 어떻게 반응이 나올지는 두고 볼일이지만암을 공격하기위한 새롭고도 유력한 방안이 고개를 쳐든것이라고보아틀림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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