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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휴전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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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휴전선1백55마일에 철의 방책이 굳건히 섰다. 다시는 붉은 무리의 발밑에 이땅을 짓밟혀6·25의 비극을 거듭하지않기위해 굳은 진지는 더욱 굳어지고있다.

<제2의6·25는 없다>
첩첩이 뻗어나간 멧부리와 산허리를 넘어 동과 서를 맞이은 철책, 그것은 15년전 열망하던 북진을 눈앞에두고 전선을버려 2킬로남쪽 신방위선으로 철수해야했던 그비무장지대남방한계선위에 섰다.
지난날 밀고 밀리어 수십번 주인을바꾼 고지와 능선은 수없는 고혼의 넋들이 지난날 못다한 비분과 비원을 잠시 진정함인가 말이없고 요새화된 진지가 북녘을굽어보고있다 .1·21무장공비침투와 1·23「푸에블로」호납북 사건은 우리 휴전선에 커다란 변화를 주었다. 노골적으로표면에드러난 북괴의재침야욕은지금까지휴전아래 휴전선을 덮고있던 가상적평화의 그림자마저 깨버렸다.
검문·경찰을 위주로하던 비무장지대내초소(GP)는 적의전면공격에대비하여 「콘크리트」요새화 하지않으면 안되었다.
군사경계선에서 검문을주로하던검문소(CP)는 대폭 전투력을증강하여「반격기지」(RB)
로 전술을 전향, 빈번한 적의 도발에 대처하게되었다.
○○명으로 구싱되었던 종래의 이검문CP는 이제 기동력 화력을 보충받아 능동적인 전술임무를 맡게되었다고 험준한 산허리를 가리키며 한중대장은 말하고있다.
포대에는 북녘을향한 포문의 위세가 휴전선의 하늘을 위압했다.
멧부리에서, 능선에서 장병들의 빛나는 눈동자는 쉬지않고 밤낮없이 빛나고있고 이름모를새들의 지저귐이 이따금 들려오는 전선은 그대로 이땅의 젊은이들의활기찬 맥박으로 숨쉬고 있다. 이러한짧은시간안의 변화는 장병들의 잠을못자고 이룬 피땀의결정이었다. 일선지휘관들은 이와같은진지가 순전히부대의 병력힘으로 되었다고말하고 해발1천미터나되는 험준한 산에서벌목하여운반하느라고두달이상 밤낮이없었다고한다.
진지구축작업과 계속해야할 훈련경계임무로 장병들은피로해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옛날밀려오는 붉은「탱크」앞에수류탄이나 휘발유병을 들고 육탄으로 막아야하던 지난날의 어리석음은 다시겪을수없다고 비장한결심을 보이기도했다. 휴전이 성립되던 53년7월27까지도 2군단이 방어를맡은 화천지역 전전선은최후로 압박해오는 중공군의공세에 직면해있었다.

<굽이굽이 전우의넋>
7월13일 일몰을 기해 시작된 이곳「삼현지구전투」는적이화천발전소와춘천을탈취하여정치적·경제적타격을 우리에게주려던 전투였다.
중공군9개사단병력은 인해전술로 주방어선을 뚫고밀려왔다. 그러나 우리의국군은 선전에선전을 거듭했다.
쓰러진 중공군의시체는「불도저」로 밀어 호수바닥을 메웠다. 당시 이대통령은 이전첩을 기념하여「파로호」라는전승비를「댐」남쪽둑에세웠다.
이혈전은 27일아침10시 휴전이 성립되어밤9시40분 전투중지가 명령될때까지 계속되었다.그로부터 15년-다시는 한치의 땅도 붉은 발굽에 더럽히지않기위해 모든태세는 강화되었다.
이땅에 또 다른 한국전쟁을 도발하려는 북괴의야심은 땅과 하늘에서 철저히 견제되고있다.

<「게릴라」전은 몽상>
오늘도 휴전선을 이은 철책을 따라 한치의 땅도 침범못하도록 매복작전이 철야수행된다. 적외선을 이용한「스타라이트스코프」야간「서치라이트」등 새로운 대간첩장비가 도입되고있다.
휴전되어 15년 전투는 끝났으나 전쟁은 계속되고 있는것이다.
북괴는 한국을 제2의 월남전화하려고 노리고있다. 북괴는전면전과「게릴라」전을위한 준비에 광분하고있으며 지금도 끊임없이도발행위를 일삼고있다. 휴전이후 북괴는 6천6백29건의 위반과도발행위를 자행하여 휴전협정을 우롱했다. 월남서 대대장을 지내고 귀국하여 지금은최전방대대장인 탁용호중령은『한국휴전선에서도 월남전의「베트콩」같이 「게릴라」식으로 도발하는 북괴의 야욕을 엿볼수있다』고 말하며 어떤 침략도 무찌를 준비가 돼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동화기 더공급을>
각지휘관들은 앞으로 예상되는 산악전에 대비해서도 화력증강이 필요하며 무거운 M1소총은 M16같은 가볍고 우수한 자동화기로 교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휘관들은 철통같은 방위선을 쌓기위해 돌과 나무를 나르는데 땀을흘리는 병사들에게 어떻게하면 충분하고 만족스런급량을 해줄수 있느냐는 것이 큰 일이라고말한다.
새로길을닦고 모든시설의 굳건한 진지화를위해 땀을흘리는 병사들의 검게탄 얼굴에는 고된일이지만 이일은 꼭해야만되겠다는사명감이 어려있었다.
15년전 포화에 그을렸던 산과 내에 장병들은 잠든 옛전우의 넋을위로하며 진지를 더욱 굳히고 북녘을향해 눈빛을빛낸다.
동과 서를 가로질러 이땅허리를 두른 철책의 휴전선은 이제 전방만의 선은 아니다. 그선은 전후방을 가릴것없는 모든 국민의 가슴속에 먼저 아로새겨져야한다.
글 조성각 사진 이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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