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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전쟁 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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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평양엔 전쟁 분위기가 한껏 고조돼 주민들은 사실상 심리적인 포위 상태에 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7일 전했다. 다음은 BBC방송 마이크 톰슨 기자의 평양 르포 요약.

평양은 불안의 도시다. 아침.저녁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확성기는 온갖 지시사항을 날카롭게 토해낸다. 시민들은 지시에 따라 몸을 놀려 지하철의 대피시설로 달려간다.

밤이면 등화관제 훈련으로 암흑천지가 된다. 지금 평양은 전시가 아니고 폭탄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전쟁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분위기로 팽팽하다.

시내 게시판은 거대한 포스터들로 뒤덮여 있다. 포스터 속에서 군인들은 눈을 부릅뜨고 "적을 섬멸하는 신성한 전투에 나서라"고 촉구한다. 한껏 부풀려진 전쟁 바람에 휘말린 첫 희생양은 미 달러화다. 지난 연말 달러는 경화(硬貨)에서 밀려났고 유로화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평양은 한반도 주변으로 미군이 증강되는 것을 놀라움 속에 지켜보고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과 폭격기를 더 보낸 것은 이라크로 이동하는 전력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은 이를 믿지 않는다.

북한 관리들은 거칠게 반응했다. 이병갑 외무성 부국장은 "미국이 경계선을 밟고 넘어온다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선제공격은 미국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죽기 아니면 살기다"라고 쏘아붙인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는 허풍이기를 바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에 대한 선제공격은 결국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북한이 결코 합리적인 정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지금 모두 다 알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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