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철선의 후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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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구한말때의 일이다. 어느왕때얘기인지는 잊었지만, 개화의 물결을 타고 처음으로철제 자동군함을 만들었다. 한강에서 진수식이 성대하게 있었는데 30분동안에 겨우 몇 미터쯤 움직이는가 했더니 그만 가라앉져 버렸다. 하는 수없이 다시 만들기로 했는데 이미 그만한 철보유양이없어 방기하게 됐다는 것이다.
국민학자의 확인이 없는 얘기이기는 하나, 비록 꾸며댄것이라하더라도 구한말때의 우리네의 서글픈 신세를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때와 지금의 우리와를 비교해본다면 절로 어깨가 으쓱해질이만큼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것은 한강변의 풍경에서만도 손쉽게 짐작할수 있다. 여러개의 철교들이 성용을 자랑하고, 고속도로가 뻗쳐있고, 고층「아파트」군이솟아있고 「보트」가 다니고...
그러나 아직도 황착한 「사상최대의 화물」이라는 당인리발전소의제5호 「터빈」이 아직도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그렇다.
인천 「도크」에 도착한후의양육새 걸음을 따르지 못하는 우리의 걸음이 서글퍼질때가 더러 있다. 지난 6월30일 영등포에까지 도작업에, 그리고 또 영등포까지 나르는데 얼마나 걸렸는지, 또는 재1, 제2한강교의 교량능력이 3백톤도 감당하기 어려운것인지, 모두 딱한 얘기들이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장마가있고난다음에야 송전제한을 철폐시킬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너무도 전력사정의 악화에 시름하던 우리네로서는 반가운일이기는하다.
이번 장마로 18일현재 수력발전량은 최대10만5천킬로와트까지 늘어났고, 칠뢰만을 제외하고는 전국의수력발전소의정상가동이가능해졌다한다. 이에따라 월말께는 「텔레비전」·냉방시설들에관한 제방조처까지도해제할수있게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가뭄과 장마는 어느해에나 있는 일이다. 금년 그럭저럭 넘길수있게 됐다 하더라도, 또 내년이 걱정된다. 제발 내년부터는 장마가잇건없건 전기나마 걱정없이 쓸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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