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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뇌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해마다 7월에 들어서면 약속이나 한듯이 으레 뇌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제는 일종의 풍토병이 되고만 소위 일본뇌염은 아직 좋은 예방법이나 특효약이 없고 그 증상이나 경과가 빠르고 급격하여 그 치명율이 비교적높고 또나은후에도 심한 후유증을 가끔 남기므로 어린이를가진 부모들의공포는 지나칠 정도로 큰 것이다. 뇌염으로 매해 1천여명의 환자가발생하여 3백여명이 죽고 40여명의 불구자가발생한다.
그러나 우리가 당면하고있는 질병중에는 뇌염에서보다 엄청나게 큰 피해를받는 병들이 얼마든지 있지만 솔직히 말하여 뇌염방역에 관한한 현시점에서 속수무책이라는것이 불안한것이다. 뇌염이라는 병은 우리의 후진성이나 빈곤성을 그대로 나타내는 표지와 같은 존재이다. 우리국민전체가 빈곤과 비위생에서 해탈될때에 비로소 뇌염공포도 자연히 없어지는것이다. 뇌염은 야조·가축따위가 병독보유자가 되고 어떤 종류의 「큘렉스」모기가 매개충이되어 병독이 자연계에서 계승전파되게되어 있다.
뇌염은 빈곤과 비위생에 허덕이는 농촌의 악역이다. 모기장이 없고, 세망으로 창문을 가릴수 없으므로 더위에 지친 농촌어린이들은 마당에 멍석을 깔고 누워 알몸을 뇌염모기에 내어맡기는 폭이된다. 외양간, 퇴비, 웅덩이, 뒷간따위들은 뇌염모기의 서식처로서 안성마춤이며 뇌염모기 「큘렉스」는 논물에 즐겨 알을 깐다.
그러나 돼지우리를 부락밖 1킬로에 설치만하게하여도 뇌염은 훨씬 그발생이 줄게될것이다.
우선 이런일만이라도 이뤄졌으면 하는 생각 간절하다. 그리고 뇌염예방주사의 발전도 괄목할만하여 뇌염공포로부터의 해방도 멀지 않으니 내일에는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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