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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 체제의 명안|국제 결제 은 연차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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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금·「달러」·「파운드」에 이어 이번에는 「프랑」화에 이르기까지 국제통화 체제가 불안하게 동요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은「파운드」절하를 전후해서 격동했던 지난 한해를 간추린 연차보고서를 6월초에 열린 제38차 BIS 연차총회에 제출, 주목을 끌었다. 「파운드」화 절하,「달러」불안,「골드·러쉬」와 격심한「유로·달러」의 이동 등 지난 1년간의 특징적 움직임을 보고서에서 간추려 본다.
세계에 주름살 <달러>
미국은 금년 초부터 「달러」방위의 과감한 규제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5년간에 이룩된 세계적 무역 및 외환자유화 추세를 후퇴시킬 위험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달러」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의「파운드」평가절하 후 각국이 일괄적으로 환율을 재조정한데서 비롯된다. 그때까지 흑자였던 미국의 국제수지는 해마다 적자를 기록, 금 준비가 50년 초의 2백46억불에서 68년4월에는 1백7억불로 격감한 반면 대외채무는 40억불에서 1백50억불로 늘어났다.
이것은 자본유출 증가와 경상 거래흑자의 축소 등에 기인하는 것.
또한 65년 말부터 시작된 월남전 확대로 전비가 대외수지를 악화시켜 국내「인플레」 압력을 자극, 수입률 20%나 증가 시켰다.
67년11월의 「파운드」 절하가 미국의 대외준비에 악영향을 미쳐 결국 「달러」 방위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으나 그 성패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한다.

<파운드>
「파운드」를 또 다시 절하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원인은 다음의 여섯 가지로 요약된다.
전망은 밝지만
즉 ⓛ49년의 평가절하 때 대부분의 국가가 동시에 절하를 단행, 그 효과를 상쇄해버렸고 ②국내 수요억제 조치가 없었던 데다 한국동란이 일어나 효과가 감쇄 되었으며 ③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상승으로 물가가 급상승하고 ④증대된 해외지출로 무역수지 개선이 어려웠으며 ⑤임금 상승에 이어 재정지출의 증대가 국내 과잉 수요를 유발하고 ⑥따라서 「파운드」 절하가 불가피 했는데도 거대한 해외차입으로 이를 미봉 해 왔다는 것 등이다.
지난번 평가절하 후에 영국은 증세와 긴축정책을 실시했으며 구주제국의 경기도 회복되어 영국의 국제수지 개선을 위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는 있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과 경합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공급, 수요 미급 <금>
67, 68년에 걸친 금 파동은 미 영 양국의 국제수지 및 대외준비 사정의 악화와 이에 따른 「파운드」평가절하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 원인은 금 공급이 대량 감소된 데 있다. 지난 54년 이후 서방측에 금을 매각해왔던 소련이 66년부터 이를 중지했고 서방측의 금 생산도 65년의 총 공급량 19억9천만 불이 66년에는 14억4천만 불로 대폭 줄어들었다.
반면 민간수요는 증가하여 56∼66년 중선진 12개국의 공업용 수요는 1억7천만 불에서 5억 불로 3배가되었다. 56년의 「수에즈」 사태, 60년의 금가 폭등, 62년의「쿠바」위기 등으로 공업용 및 민간 퇴장을 위한 금 수요가 격증한 것을 고려하면 금「풀」기능이 정지된 것은 당연한 귀결.
백60억불 규모 <유로·달러>
67년 중에 「유로·달러」는 약30억불이 늘어나 1백60억 불에 달했고 「유로」시장에서 거래되는 서독 「마르크」, 서서 「프랑」 불「프랑」, 「파운드」, 화란 「길트」, 이 「리라」를 합하면 시장규모는 67년 말에 1백90억불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66년의 시장확대가「유로·달러」의 수요확대를 유도한 것과 달리 67년에는 구주각국의 경기침체, 금융완화, 「파운드」신임도 저락 등이 공급 증대를 가져왔다.
금리 또한 66년12월초의 7%강(3개월 만기)을「피크」로 67년 4월에는 구미제국의. 금융완화정책과 경제적 요인 때문에 4·7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6월의 중동전, 11월의 「파운드」 절하 및 뒤이은 「골드·러싀」로 6·875%까지 올랐으며 금년 초의 불화 방위조치로 다시 5·5%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3월의 「골드·러쉬」 때문에 5월말에는 7·25%로 사상최고를 기록했었다.
이보고서는 결론으로 『국제 통화제도의 장래를 예견하는 것은 시기상조』 이지만 미· 영의 엄격한 금융규제를 요구하는 한편 전 가맹국이 보조수단의 범위를 넘어 과도히 SDR (특별인출권) 에 의존하는 위험성을 아울러 경고했다.

<현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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