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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단속에 부작용|묵은 사건·등교대학생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9일 상오6시를 기해 전국적으로 폭력행의자등 특별단속에 나선 경찰은 21일 정오 현재폭력사범 3천3백9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중7백82명을 구속하고 1백12명을 불구속입건, 1천25명을 즉심에 돌렸으며 11명은 군수사기관에 이철하고 나머지에 대하여도 계속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내무·법무부가 공동으로 벌이는 이번 단속은 무차별일제단속으로 벌써부터 각종부작용을 나타내고있다.
시경은 21일 폭력행위자등 특별단속에 걸려든 피의자중 혐의가 없는 억울한 사람은 즉각석방키로결정, 벌써부터 단속과정에 혼선을 빚었다. 경찰은 이날인권을 유린하는 과잉단속을예방하려고 경감1명·경위2명으로 특별감독반을 편성, 직접 억울한 사정을 듣기로했다. 서울시경이검거한가운데는 5,6 년묵은 사건을 들춘 것, 학교에 가다붙잡힌 것, 또는 구두닦이란 이유만으로 연행됐다는 경우도 끼어있다.
붙잡힌 사람들은 1주일의 구류처분을 받고 죄상을 추궁받고있다.
▲서울영12918호「코로나」운전사장석일씨(29)는2O일밤 11시쯤 영등포구 영보극장앞에서 폭력배로 몰려 즉결에 회부됐다. 장씨는 지난17일 교통사고를 냈으나 2O일까지 경찰에 출두하지않았다고 폭력범으로 취급됐다고 호소.
▲마포구 대흥동 403 엄정남씨(33)는 지난 66년 친구등과 술집에서 다퉜다는 이유로 마포경찰서에 끌려왔다.
엄씨는 사건 당시 상대편과 경찰에서 화해, 풀려 나왔었는데 이날 갑자기 출두하라는 통지를 받고나왔다가 폭력배로 몰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동상고 1년 안정식군(16·추천동4)은 지난 3월17일 친구들과 정동에서 말다툼하다 걸려 경찰에서 훈방됐는데 20일상오 6시30분학교에 가다가 가방을 든채 서대문경찰서에 연행되어 구류1주일을 받았다.
▲김영섭씨(22·오산구동부이촌동296)는 20일 밤친구집에 갔다오는 길에 느닷없이 용산경찰서형사에게 연행,구류됐다. 김씨는 전혀 폭력에 관련된일이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을윤씨(34·중구동자동36)는 남산에서 냉차를 팔다가 20일 하오3시쯤 도봉파출소의사복경찰관2명에게 「병조파」일당으로 지목되어 무조건 연행됐다.
▲지난 66년친구와 사소한 시비로 싸움을 했던 모고교2년윤하화군(18)은 이날 갑자기성동경찰서로 연행되어 구류됐다.
▲서울 성동경찰서에 연행된 오승학(23·약수동3의37)등4명은 취업자원서에 날인을 강요당했는데 담당형사들이『6개월동안의 국토건설에 갈것이냐, 1년동안 감방생활을 택할것이냐』고 반공갈위협까지하는 사태도 있었다.
▲기독교신학대학 1년 김희방군(21)등2명은 20일밤8시 세종로 197앞길을 지나가다 통행을방해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되어「희망파」라는 폭력조직을 만들었다는엉뚱한 혐의를 받고 즉심에 회부됐다.
◇단속상황(괄호안은 구속)
▲서울=1,318명(131명) ▲부산=295명(55명) ▲경남=175명(70명) ▲경기=480명(208명) ▲강원=217명(55명) ▲충북=80명(5명) ▲충남=322명(1백12명) ▲전북=175명(41명) ▲전남=90명(41명) ▲제주=52명(28명)

<취업자원60명>
서울시경관내에서 구속된 폭력배 1백3l명중 21일 정오현재취업을 자원한사람은60명이다.

<단속중폭행도>
20일밤 폭력사범소탕전이벌어진가운데서 2건의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20일밤 10시30분쯤 서울영등포구본동 배상환씨(22·이발사)는 양남동파출소 뒷골목에서깡패8명에게 「재크나이프」로 오른편다리를 찔리고 벽돌로 머리를 맞는등 뭇매를 맞아전치4주의 상해를 입었다.
배씨는 이날 양남동 이모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안면조차없는 청년들이 술을 사내라고 졸라이를 거절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20일밤11시쯤 박구상씨(33·영등포구노량진동202)는 그의처 이인자씨(28)와함께 노량진역앞을 지나다가 육군본부사령소속육군대령박영권씨가 이여인을 희롱, 시비가 벌어져 폭력배로 경찰에 연행즉결에 넘겨졌다.
경찰은 박대령도 군헌병대에 이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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