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학과 학생문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어제부터 서울에서는 제2회 세계대총장회의가 열리고 있다. 그것이 어느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하더라도 온 세계의 지성과 학문의 최고의 옹호자들이 한자리에모여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광경이란 우리에게 여간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 것이 아니다.
특히 온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학생「데모」의 소용돌이 속에서 열리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이번 회의가 갖는 의의도 여간 큰것이 아니다.
미국인문과학 「아카데미」의 기관지 「데달루스」의 최근호는 학생과 정치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보면 대부분의 학생은 중산계급출신으로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며 기존사회질서와 가치기준을 옹호하고 있으며 여기에 반대하는 과격파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하다한다.
가령 미국의경우 25만명이상의학생이 민주·공화 양당에 속하고있으며 7천명정도만이 급진적이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학생운동을 주름잡게되는것은 역사적으로 모든 급진운동은 소수파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이라한다.
동지의 한논자는 학생들은 보통 혁명운동의 열매를 맺게하는 단체가 아니라 정치행동을 위한 촉매의 역할을 할뿐이라고 보고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인문계에 치우친 전통이 강할수록 사회에 비판적이되기 쉽기는 하나 대학과 급진주의와의 연결은 필연적이라기보다 우발적인 것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흥미를 끄는것은 동지조사에 의하면 대학의 짜임새가 모자라고 시험이 빈번치 않고, 학생과 교수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결핍되어 있을수록 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된다는 것이다.
이러한것은 미국이라든지 또는 「플레이·보이」지의 판금에 반대하는 「데모」를 일으켰다는 어느나라 의대학생들에게나 알맞은 얘기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급속한 성장과 변모를 거듭하고있는 사회에서는 전통적이며 권위주의적인 모든것에대한 불만을 젊은지성이 갖게된다는것은 당연한 일인것만같다.
그리고 이와함께 경계해야할것은 권위의 옹호자로서 자처하는 보수적학생들의 정치세력화인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