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초읽기'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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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은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을 입고 교체됐다.
2002 월드컵 개막일을 며칠 앞두고 벌어진 각종 평가전에서 유럽 강호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

26일 있었던 평가전에서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덴마크 대표팀들이 승리를 거뒀고 잉글랜드 대표팀은 후반 막판 동점골로 카메룬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두고 각 팀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어 축구팬들과 감독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고 있다.

프랑스팀의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은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수비수와의 충돌로 부상을 입어 전반전을 못 채우고 교체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지단은 로제 르메르 프랑스팀 감독에게 교체의사를 밝힌 후 벤치에 앉아 왼쪽 허벅지에 얼음찜질을 받았다.

그때까지 한국에게 2-1로 끌려 다니던 프랑스는 그야말로 종료 직전에 터진 프랑크 르뵈프의 결승골로 3-2 승리를 거두었다.

아일랜드는 25일 있었던 일본 J리그 산프리체 히로시마와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뒀지만 미드필더 제이슨 맥카티어의 부상으로 고심에 빠졌다.

맥카티어는 전반 35분 우측에서 측면 돌파를 시도하다가 히로시마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나갔다.

그는 현재 왼발 인대 부상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정밀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스벤 고란 에릭손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데이비드 베컴이 잉글랜드팀의 조별 예선 첫 두 경기에 결장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언론들은 일요일자 보도를 통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미드필더 베컴이 조별 예선 첫 경기인 6월 2일 스웨덴 전이나, 그로부터 5일후에 있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전까지 부상에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에릭손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베컴이 다음주 일요일 있을 스웨덴과의 조별 예선 첫 경기까지 부상에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손 감독은 베컴이 발등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돼 잉글랜드의 조별 예선 첫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베컴이 뛰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가 월드컵 경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는 베컴이 다음주 일요일 있을 스웨덴과의 경기에 대비해 몸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리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계획하고 있다. 그는 오늘 러닝 훈련을 했고 오후 늦게는 다른 훈련도 할 것이다. 이번 주 중순까지는 몸 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려 경기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가진 벨기에는 전반 23분 바르트 호르가 프리킥 찬스에서 수비수 머리 맞고 나온 볼을 페널티 지역에서 골로 연결시켜 1-0 승리를 거뒀다.

로베르 와세주 벨기에 대표팀 감독은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마디로 말해 힘든 경기였다. 상대팀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왔으며, 우리팀은 선수들의 경미한 부상으로 선수교체를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한편 덴마크는 예스페르 그랑키아에르와 에베 산의 골에 힘입어 후반 17분 지아드 자지라의 골로 따라 붙은 튀니지를 2-1로 꺾었다.

앞으로 한차례의 평가전만 남겨두고 있는 이탈리아는 5만 3천여 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J리그 챔피언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두었다.

이탈리아는 오는 30일 일본 센다이 유스와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한편 아일랜드 대표팀 주장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선수인 로이 킨은 마이클 맥카시 대표팀 감독과의 심각한 불화로 팀을 이탈한 후 월드컵 출전 포기의사를 재확인했다.

맥카시 감독과 킨 선수 양측은 일요일자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 보도를 통해 상대방 주장을 서로 반박하며 최근 불거진 서로의 악감정을 재차 털어 놓았다.

맥카시 감독은 킨의 태도에 대해 "불쾌하고 모욕적인 언행과 노골적으로 무례함을 표시했다"며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

킨은 같은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절대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는 "조금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사과할 사람은 내가 아니며, 오히려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 당시 팀 주장을 맡았던 디에고 마라도나의 등번호 10번을 영구 결번 처리해 달라는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의 요청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FIFA 집행부가 내린 이번 결정은 아르헨티나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FIFA 월드컵 조직위의 승인 결정을 번복하는 것이다.

이로써 아르헨티나의 배번 10번은 3순위 골키퍼로 엔트리에 오른 로베르토 보나노가 달고 뛸 전망이다.

26일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1986년 잉글랜드와의 결승전에서 마라도나가 보여준 '신의 손'사건을 빗대어 "아르헨티나의 10번이 이번엔 손을 사용할 수 있게 되다니 아주 재밌는 상황"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TOKYO, Japan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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