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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자본가' 중국 공산당 입당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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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자본가들'이 광둥성 지방 대표대회 대표로 선출됨으로써 비국영 기업가를 공산당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장쩌민 국가주석의 발언이 현실화됐다.
열 두명 남짓의 '붉은 자본가'들이 광둥성 공산당 대표대회 일원으로 선출됨으로써 중국 남부 지역에서 사영 기업가의 지위가 격상됐다.

광둥성 공산당 대표대회는 이번주 최고위직인 당서기를 새로 선출할 예정이다.

사영 기업가가 지방 의회 대표로 선출된 것은 81년의 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선출된 대표 가운데 한 사람인 류자오시는 광둥성 동부 산터우시에 사업체를 갖고 있으며 20억 위안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합작 기업 및 전문가 출신들도 대표로 선출됐다.

광둥성의 한 공산당 간부는 "리창춘 현 광둥성 위원회 서기가 기업가에게 당 내 높은 지위를 부여하는 선례를 만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리 서기가 따르고 있는 장쩌민 국가주석은 지난 6월, 당이 비국영 기업가들도 당원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선언해 큰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규 개정

이뿐 아니라 장 주석은 다가오는 제 16기 전국 대표대회에서 비국영 기업가와 전문가 등 '새로운 계급'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당규를 개정하길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장 주석의 또 다른 지지자 쟈칭린 베이징 시위원회 서기도 기업가에게 새로운 지위를 부여하는 안을 발효시켰다.

지난 수요일(현지시간) 베이징 당 대표로 재선출된 쟈 서기는 "베이징시의 기업가 90여명이 당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관영 언론은 "만족할만한 실적이 있는 기업가들이 당 관계자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당원이 될 것"이라는 쟈 서기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외교 전문가들은 "극좌파 혹은 골수 보수당원들은 그들이 '착취 계급'으로 간주하는 이들을 위한 법 개정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좌파들이 당 입회를 위한 기준을 작성하고 있으며 제 16기 전국 대표대회까지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당원들은 사영 기업가들의 입당에 대한 반대보다는 '사회민주당이 이상적이라 여기는' 당 간부들을 승진시키는 데 더욱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극좌파들은 장 주석과 후진타오 부주석 등이 당을 서구식 사회민주당으로 바꾸려 한다고 비난해왔다.

친 장쩌민계 지식인들은 장 주석이 대표대회 연설 때 극좌파의 재기에 대항해 강력한 비판으로 응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장 주석이 1990년대 초 사망한 전 지도자 덩샤오핑이 말한 "당의 주된 임무는 좌익주의와 싸우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환기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Willy Wo-Lap Lam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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