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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1척에 10억 달러 드릴십 기술 독보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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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스웨덴 스테나사에 인도한 극지용 드릴십.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드릴십 9척을 약 49억 달러에 수주하는 등 전체 수주금액의 절반 이상을 드릴십으로 채운 바 있다. 2011년에도 드릴십을 10척 수주했으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138척 중 58척을 수주해 시장점유율 42%로 세계 1위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드릴십 수주잔량만 20여 척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이 이처럼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은 20여 년 전부터 창조적 혁신과 과감한 도전을 통해 드릴십 시장을 개척해 왔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반잠수식시추설비가 시추 설비의 표준으로 여겨지던 90년대 중반에 심해용 드릴십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같은 일반 상선을 주로 건조해 온 국내 조선업계에서 드릴십과 같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선박을 건조하는 것은 그야말로 새로운 도전이었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의 활동 범위를 극지방까지 넓혔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극지용 드릴십은 선체 두께가 무려 4㎝에 달하며, 기자재 보온처리를 통해 영하 40도의 혹한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2008년 스웨덴 스테나사로부터 수주, 지난해 인도한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은 선가가 10억 달러를 웃돈다.

한편 LNG-FPSO 역시 삼성중공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사례로 꼽힌다. LNG-FPSO는 해상에서 천연가스의 생산, 정제, 액화 및 저장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설비다 . 삼성중공업은 2008년 세계 최초로 LNG-FPSO 시장을 개척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컨소시엄 파트너인 프랑스 테크닙(Technip)사와 함께 세계적 오일메이저 로열더치셸사가 발주하는 초대형 LNG-FPSO에 대한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선박 발주량 감소로 2013년에도 국내외 조선사 간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지고 있다. 고유가가 이어지고 심해 시추활동이 증가하면서 해양설비와 관련 특수선의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삼성중공업은 드릴십과 LNG-FPSO 등 해양 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한편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의 선별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일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정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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