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국방백서 현정부에서 발간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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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5월말로 예정한 2002년판 국방백서 발간을 연기한다고 24일 발표했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국방백서의 '주적(主敵)' 표현을 삭제 또는 변경해야 한다는 정부 일각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국방부가 사실상 현 정권에서 백서 발간을 보류키로 함에 따라 주적 표현을 놓고 벌어졌던 보수.진보 진영간의 논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의돈(黃義敦)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국방백서 발간 목적이 국민들에게 국방정책 추진 현황을 소상히 알려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있으나,특정 표현(주적)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어 백서 발간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黃대변인은 "국방백서 대신 국민의 정부 기간동안 국방업무 실적에 대한 종합평가서를 올해 말까지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동신(金東信)국방장관은 23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백서 발간 연기 방침을 설명했다.

국방부는 1988년 이후 매년 국방백서를 발간해 왔으나,주적 표현 삭제 또는 변경 논란이 가열되자 지난해 말 백서를 격년제로 발간키로 한 뒤 2002년판은 이달 말 발간하겠다고 발표했었다.

한편 임동원(林東源)청와대 외교안보특보 등은 당초 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주적론 삭제 및 변경 문제를 논의키로 했으나,지난달 7일 개최키로 했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가 북측의 거부로 무산되자 국방부 스스로 주적 표현을 변경하라고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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