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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앞바다의 해상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4일 전북옥구의 개야도리를 출발, 군산으로 돌아오던 부정기 연락선 서조호가 장항앞 유부도근해해 상에서 침몰, 승객 61명중 16명이 익사하고 9명이 실종한 일대참사가 발생하였다. 사고원인은 엄청난 정원초과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이 배는 평소 20여명밖에 타지 않았는데 이날은 사흘만에 취항한 탓으로 60명의 승객이 탔고 목재까지 실었기 때문에 출항직후부터 뱃전에 물이 넘칠듯 했다고 한다. 일부승객들이 위험하므로 분승하자고 항의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대로 항해하여 이러한 끔찍한 사고를 낸 것이다.
다행히 인근해상에서 조기잡이를 하던 어선10여척이 그물을 버린채 현장으로 몰려들어 희생자들을 구조했기때문에 불행중 다행으로 21명의 익사자와 실종자만을 냈을 뿐이나, 이들어선들이 아니었던들 승객 60명이 몰사할 뻔 했다. 이 끔찍한 해난사고에서 우리는 다시한번 모든 해운관계자들의 인명경시사상을 개탄하지 않을수없다. 아무리 돈벌기가 위주라하더라도 승객의 생명안전을 전혀 돌보지않고 엄청난 정원초과를 했다는 사실은 그들이 얼마나인명을 경시하고 있었던가를 단적으로 증명한 것이 아니겠는가.
해난사고의 대부분이 정원초과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볼때 이번기회에 우리는 해운업자들의 맹성을 다시한번 촉구하지 않을수 없으며, 동시에 그들을 방임해둔 감독청의 감독소홀을 문책하지 않을 수 없다. 감독기관은 해운업자의 영업행위허가에 있어서 정원의 준수를 조건으로 하고 있는 줄알고 있는데 정원초과를 일삼고 있는 해운업자의 단속을 철저히 하지않음으로써 이번과 같은 참사가 빚어진만큼 그 행정책임은 면할길이 없을 것이다.
사고난 서조호는 불과 6·8톤밖에 되지않는 어선을 수리하여 연락선으로 운행했다고 하는데, 이점 해운당국의 감독불철저가 사고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되지 않았나도 생각된다. 뿐만아니라 지난 17일밤 전남여수앞 병풍도 근해에서 있었던 유조선 천지호의 침몰도 수리불비가 그 원인이었다고 한다. 천지호의 침몰로도 16명이 사망하였고 1억3천5백만원의 막대한재산을 수장한바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일어난 대부분의 해상사고는 그 직접적인 원인이 대체로 항해에 부적한 선박을 운행허가해 줌으로써 생긴 찬사였음이 드러났고 그 배후에는 반드시 감독관의 수뢰등 부정행위가 적발되곤하였다.
정부는 수많은 사상자를낸 이번 사고를 거울삼아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해운선박에 대한 철저한 정비검사와 정원준수를 독려하여야 할 것이며 감사의 결과연락선으로서 부적한 선박은 즉시 항해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함은 물론, 단한번이라도 정원초과를 범한 선박회사는 허가를 취소하는등 강경한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자체감사도 과감히함으로써 불량선박의 운행을 허가해 주거나 정원초과를 묵인해주는 공무원은 그 직위의 고하를 불문하고 엄벌에 처해야 할것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는 해운당국이 국가나 공공단체가 운영하는 정기연락선항노를 낙도와 육지간에 개설케함으로써 낙도주민의편리를 도모해야 할 것은 물론, 이번 참사의 유족들에대해 정중한 구휼의 손길을 펴야 할것임을 지적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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