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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당의 새진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민당의 전당대회는 새로운 정강·정책과 아울러 총재밑에 3인의 부총재를 두는 단일지도체제를 채택했다. 당수뇌부 선출에 있어서는 전당수인 유씨가 만강일치로 총재에 선출되었다. 그러나 부총재 선출에 있어서는 여전히 분파적 대립이 노출되어 심한 혼선이 생기고, 대의원간에 난투까지 벌이는 추태를 보였다. 수년전부터 우리사회에서는「야당하면 곧 내홍」을 연상할 정도로 당내분파싸움이 치열했던지라, 파벌간 세력균형으로 간신히 단결을 유지해오던 신민당이 단일지도체제를 새로채택, 당영도주류를형성하는데난투극을벌인것은별로놀라운일은아니다.
따라서 이난투극은 그것을 좋게 해석하여 새로운 당주류를 형성키위한 진통의 산물로본다하더라도 폭력투쟁의 배격을 다짐하는 신민당이 바로자기네들의 전당대회에서 난투를벌여국민에게 좋지못한인상을준데대해서는엄중한자가반생이있어야할것으로안다.
유총재는 대회석상의 기조연설에서 신민당은 국민의 신임을 얻기위해「당내의 분파주의에서 탈피하여 대중과함께 호흡하는 국민정당」으로 자라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민당은 원래가 한동안 극한적인 대립을 보여오던 민중·신한양당이 통합해서 발족한 정당인데다가, 당수에게 영도에 필요한 권한과 권위가 집중되어있지 않았던 탓으로 내분이 부절했던것이다.
따라서 신민당이 이제 당헌상 불완전하나마 단일지도체제를 채택하여 총재의 권한을 강화해준 이상, 그들이 장차 분파주의를 탈피하느냐 못하느냐는 당수중심으로 강력한 주류를 형성하느냐 못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할 것이다. 이점 우리는 유총재의 훌륭한「리더쉽」발휘에 기대를 거는 바이지만, 당의수뇌나 각급간부, 그리고 일반당원들도 민주집중제의 정신을 존중하여 일절 파벌의식을 버리고, 총재의영도를 달게받는 작풍을 확립해나갈필요가 크다할 것이다.
보수주의의 민주정당이 국민정당을 지향한다는것은 너무도 당연한일이다. 그러나「대중과호흡을같이하는 국민정당」이되기위해서는 신민당은 무엇보다도 자기네들만이 야당이라는 독선적인 의식을버리고 문호를 활짝 개방하여 뜻을 같이하는 인재를 널리 천하에서 구해들이지앓으면 안될것이다. 신민당의 문호폐쇄정책은 동당이 정권투쟁을 전개함에있어 정권의왕좌를 차지하려는 투쟁보다도 국회의원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투쟁을 중시하고 ,국회의원이 되어보겠다는 직업정객들이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이는데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경향은 정히 정권투쟁의 본질에서 벗어난것이라 하겠는데 신민당이 정녕코 차기집권을 원한다하면 문호개방 그리고 지도세대의 교체를 가지고 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것이다.
유총재는 기조연설에서『박대통령이 대혁신운동을 몸소시범할 용의을 갖는다면 반부패투쟁을 위한 여·야간의공동노력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부패를 제거하는 투쟁에 있어서 여·야의 차가 있을 수 없는 것이지만 ,신민당은 이러한「공동노력」의「무드」형성여하를 불문하고재야당으로서 정권운영을 감시·편달하고 부정·부패일소에 앞장서야할 정치적·도의적 책임이 있음을 강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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