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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청정자원 물·공기·바람 '효자 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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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제주도가 청정 자원인 물.공기.바람을 상품화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먹는 샘물 회사를 설립하고, 압축공기 캔을 제조하는 데다 풍력발전까지 만들어 팔고 있는 것이다.

◇물=제주도는 1995년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에 제주지방개발공사를 설립, 98년 '제주삼다수'란 브랜드로 먹는샘물 시장에 뛰어들었다. 2백24억원을 투자, 지하 4백여m에서 물을 뽑아 올리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76개 업체가 경쟁하는 먹는 샘물 시장에서 유일하게 공기업이 제조하는 상품이다. 판매는 농심에서 한다. 사업 개시 2년째에 10만5천여t을 판매, 12억원의 흑자를 내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엔 19만2천t을 팔아 2백72억원의 매출액과 53억원의 경상이익을 남겼다. 대기업이 선전하는 먹는 샘물 시장에서 병(PET)부문 시장점유율도 36.1%로 1위를 고수 중이다.

제주지방개발공사 관계자는 "제주 지하수가 각종 연구논문에서 프랑스의 '에비앙'보다 품질이 좋다고 나타났으며, 다공질 현무암층에 의해 자연 여과되는 점 등 때문에 최근에 불거진 방사능 물질 논란에서도 자유롭다"고 말했다.

◇공기=최근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인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한라산 국립공원의 공기도 지난해 말부터 시판되고 있다. 환자용 압축산소를 제외하면 자연상태의 청정공기를 제품화한 첫 사례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은 2001년 7월 한라산 국립공원 내 기생화산인 천아오름(해발 7백m) 부근 속칭 'Y계곡'에서 공기를 채집, 캔형 압축공기 시제품을 만들었다.

'제주삼다 맑은 공기'는 지난해 중순까지 1년여 간 시장 반응.소비자 만족도 등을 조사한 뒤 서울.부산 등 대도시의 수험생과 환자, 공해에 노출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출시했다.

CJ㈜와 판매협약을 체결,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간 뒤 벌써 캔당 4천원씩 10만캔 이상을 팔아 매출액 4억원을 돌파했다.

◇바람='삼다(三多:돌.바람.여자)의 고장'으로 불리는 제주도는 바람으로도 쏠쏠한 수입을 챙기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한해 동안 북제주군 구좌읍 행원리 풍력발전단지에서 1만3천2백25㎿h의 전력을 생산, 한국전력에 납품해 8억6천4백만원의 수입을 거뒀다.

97년 8월 연평균 초속 7m의 '바람 많은'특성을 살려 풍력단지에 풍력발전를 설치한 이후 최대 수입이다. 98년 이후 지금까지 4년간 판 전력량도 3만9천여㎿h로 총 수입금은 24억6천9백만원이나 된다.

우근민(禹瑾敏)제주도지사는 올 연초 신년사에서 "청정 환경은 제주 경쟁력의 근원이자 '삼다수'등의 성공에서 보듯 실질적 자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성공적인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해서도 청정 제주자원을 이용한 상품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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