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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급한 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많은것이 발전하고 변해가고있다. 서울만보아도 고충건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뚫리고 교량, 의료시설, 교육시설등 온갖것이 새로이 마련되고 급속히 발전해가고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 한가지 50년전이나 다름없이 변하지않은것이 있다.
놀랍게도 그것은 한국인의 기생충보유율이고 이와관계 깊은 「호텔」의 숙박시설, 특히 변소시설이 별로 개선되지않고있다는 사실이다.
통계로는 한국인의 95%가 기생충을보유하고있는것으로 나타나있다.
이가운데는 단연 회충이 가장많다. 사람을 숙주로하는 회충의 알은 배설물에끼여 밖으로 나왔다가 인분을 비료로 하는 채소작물에 붙어 다시 인체로 들어가 회충으로 기생하는순환을 계속하고있는데도 이순환과정을 깨뜨릴수있는 변소시설의 개선이나 채소작물의 비료로서 인분을사용하지않는 두가지방법이 모두 채택되지 않은데 문제가있다.
회충은 체내에서 맛있는 음식물의 영양을 뺏고 독소를 내뿜어 신경성 아픔과 피부의 가려움을 일으키며 회충이 더욱 성하면 장내에서 덩어리로뭉쳐 심한 복통을 일으키고 또는 담즙관을 막거나 그속으로 들어가려고하여 고통을 준다. 담즙관이 막히면 수술하는수밖에 없다.
회충(기생충)은 이처럼무섭다. 이 회충의 순환과정을 깨뜨리는 것은 국민보건의 가장 급한 문제라고 나는 생각하고있는데 순환을 깨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분을 비료로 사용할 경우, 한달쯤 뜸을 들여 열을 내게하여 알을죽이거나 화학약품으로 처리하는 방법이고 또하나는 채소에 인분을 줄때는 고랑을 파고 인분을 준뒤 묻어 버리는 방법이다.
어린이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키우는데는 좋은 「빌딩」도 학교도 집도 오락실설도 모두 필요한것이지만 첫째로 기생충에서 해방되는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것이 잊혀지고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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