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신부 자살

중앙일보

입력

비팅호퍼 신부.
성추행 혐의로 고발된 후 지난 달 사제직에서 사임한 한 가톨릭 신부가 목요일(이하 현지시각) 성직자들을 위한 정신 치료 시설에서 자살했다고 사법 당국과 가톨릭 교회가 밝혔다.

경찰은 워싱턴 교외지역에 위치한 세인트 루크 정신병원에서 신부가 자살했다는 신고를 받은 후 병실 내에서 목을 맨 시체를 발견했다고 프린스 조지아 카운티 경찰서의 앤드류 엘리스 서장이 말했다.

병원측은 사망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망한 사람은 64살의 알프레드 비팅호퍼 신부라고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 교구의 윌리엄 로리 주교가 확인했다.

로리 주교는 교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모든 사람들이 비팅호퍼 신부의 영혼을 위해 함께 기도해줄 것을 바란다"며 "주님의 자비로운 사랑으로 인해 그의 영혼이 평화롭게 휴식을 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로리 주교는 교구 내 사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만인 지난 4월 29일 비팅호퍼 신부가 브리지포트의 세인트 앤드류 성당의 부 주임사제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비팅호퍼 신부의 사임은 70년대 후반에서 80년 초까지 비팅호퍼 신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두 남자의 인터뷰 이후 취해진 것"이라고 로이 주교는 말했다.

1965년에 사제로 임명된 비팅호퍼 신부는 작년 10월부터 세인트 앤드류 성당에서 사제직을 수행했다.

그는 사임 후 성직자나 성직 관계자들을 위해 설립된 세인트 루크 정신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대변인은 이 시설의 주요 업무가 난폭 성격이나 우울증, 알콜과 약물 남용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DC에서 북쪽으로 7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병원은 현재 60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단 한건의 자살사건도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뉴욕에서는 북동 쪽으로, 코네티컷 주의 하트포드에서는 남서쪽으로 50마일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브리지포트 교구는 그간 가톨릭 사제의 성추행 스캔들에 휘말려 왔다.

한 때 브리지포트의 주교로 있었으며 현재 로마 대교구를 이끌고 있는 에드워드 에간 추기경은 비팅호퍼 신부가 사제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심각한 상태를 보인 성적 비행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 병원에 그를 보내도록 허락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브리지포트 교구는 작년 3월 8명의 사제에 제기된 성추행 고소를 처리하기 위해 소를 제기한 26명의 고소인에게 1천5백만불을 지급했다.

로이 주교는 현재 교구가 설립된 49년까지 모든 사제들의 기록을 조사하고 있다.

SILVER SPRING, Maryland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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