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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도발과 미국의 동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21 무장공비의 서울 침입 사건, 1·23「푸에블로」호의 납북사건에 뒤이어 최근 판문점주변에서의 북괴의 잇단 도발행동은 다시금 미국의 한국방위정책에 대한 향방을 주목하게하는 계기가 되고있다. 특히 북괴의 최근 도발행동은 의식적으로 회담장소인 판문점의 분위기를 파괴하려는 책동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을 뿐만아니라, 시기적으로 「호놀룰루」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하고 있었다는데서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족한것이다.
북괴가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해서 판문점주변을 공격대상으로 삼고있는 것은 물론 선전효과를 노린 계획적인 책동이라고 볼수 있다. 즉 북괴의 최근 도발행동의 목적은 국군의 월남증파설에 대한 견제가 아니면 한·미 정상회담후의 한국방위에 대한 미국의 동향을 탐색하기위한 책동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그들의 도발행동은 근본적으로 과거부터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본격적인 무력공격의 전주라고도 볼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괴의 군사적 시위가 무엇을 목적하든간에, 그것이 한국에서의 긴박감과 위기를 조성하고 있음은 틀림이 없는것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보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지난번「호놀룰루」정상회담에서 한·미 두원수가 한국의 안전과 방위를 확고히 보장한 것을 새삼 재확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뒤이어 북괴가 판문점부근에서의 도발행위를 부쩍 격화시키고 있는점이다. 이는 북괴가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 전기한바와 같이 미국의 동향을 탐색해 보려는 것이거나, 아니면 오히려 이를 얕잡아보는 만행이라고 보여지는 것이다. 또 북괴는 아직도 「푸에블로」호를 석방하지 않고 미국과의 흥정을 하고 있으므로 자기들이 도발행동을 하더라도 미국은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계산한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때마침 판문점에서는 「푸에블로」호 송환문제로 미·북괴간의 비밀회담이 있었던것도 주목된다.
그에따라 우리는 「호놀룰루」한·미 정상회담이후 한국의 긴장에 대한 미국의 실제적인 대응책이 과연 어떤것인가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지 않을수 없다.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서에서는 계속되는 북괴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취할 행동을 즉각적으로 결정할 것에 합의하였다.
또 23일 백악관대변인은 휴전선에서 발생한 최근의 사건에 대해서『매우 중대한 것』이라고 말하고 북괴가 오산하지 말것을 경고했다. 그러나 북괴가 한·미 공동성명서나 백악관당국의 성명으로 그들의 도발행동을 중지할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로서 북괴는 아직도 그들의 도발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한국과 미국의 공동보복이 있을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이 아직도 강경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북괴의 방약무도한 도발행동을 저지하는 길운 투철하고 강경한 보복의지의 천명이며 또 그것을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우리는 미국의 거듭된 방위공약에 입각해서 그와 같은 결의와 실천을 단호히 표시하는 것만이 북괴의 도발항동을 저지시키는 효과적인 길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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