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과학교재 과연 「빈곤」한가|국산 두고 외제 찾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6일 서울 휘문고교 강당에서 있었던 한국중등교육연합회 정기총회에서 대의원들이 채택한 결의문 가운데는 과학교육시설의 확충과 평준화운동을 추진한다는 구절이 있다. 이어서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국중등학교 교직원공제회정기총회에서도 학교시설의 평준화 및 확충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 발족될 한국과학교재보급공사(사단법인체)에 협력할 것을다짐했다. 도대체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의 과학시설은 어떤 상태이기에 이러한 움직임이 나오게 됐으며 우리나라 과학교재업계의 현황은 어느 정도일까.
새삼 지적할 것도 없이 오늘날은 과학시대.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과학시대의 과학교육」에선 멀리 떨어져있는 상태.
학생들의 과학실력을 알아보려면 ①태도-자연에의 관심 ②사고의 능력-윤리적 사고 ③기술적 능력-실험관찰의 기능 ④이해-지식과 이해의 네 가지 점에서 평가해야 한다. 이 네 가지 점에서 모두 만족할만해야 산 과학력 탄력 있는 과학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목적을 달성하려면 교과서에 의한 과학교육만으론 절대불가능하고 과학시설이 구비되어야만 한다. 물론 최근의 과학계의 동향까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과학교재까지 골고루 갖추면 더 좋다.
전국의 약1천9백개 중고등학교에서 만족할만한 과학교육수단을 갖고있는 학교는 단 한곳.
전국 5천2백여 국민학교 가운데 필요한 과학시설의 80∼98%정도를 갖고있는 곳은 각시·도에서 1∼3개교 정도이고 나머지 대부분의 학교는 「제로」에 가까운 형편. 약1천2백50개의 중학교나 7백30여개 학교의 경우도 거의 마찬가지.
우리나라 과학교육이 비록 달팽이 걸음이지만 전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학교육진흥법이 제정 공포된 것, 그 시행령이 각의를 통과한 것, 각 학교의 과학시설비의 예산이 늘어난 것.
그리고 이번에 중학교교직원들이 과학시설확충을 다짐한 것들은 그러한 움직임을 알려주는 좋은 예들이다. 그러나 법령이나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운영의 묘를 살려야한다. 이제까지는 과학시설예산 그 자체가 적기도 했지만 구입방법에서 그릇된 점이 많았다.
싸고 질이 좋은 국산교재가 있어도 거들떠보지를 않고 비싼 외국제만 사들이는 경향이 많은 것이 그 예의 하나. 서울에만도 근30개의 과학교재회사가 있으나 자본과 기술부족으로질이 나쁜 것을 만들어내는 업자가 있어 과학교사들의 부신을 샀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과학교재업자들이 학생들의 과학하는 마음 앞에 부끄럽지 않은 양질의 것을 만들도록 애써야할 것은 물론이지만 교사들도 좋은 국산품은 그것대로 키워주어야만 된다는 것이 양심적인 업자들의 반생이요 요망이다.
미국, 서독, 일본 등의 일류과학교재회사와 어느 정도 경쟁을 할 수 있게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든 것이 또한 그들 업자들의 강력한 소원이다.
문교부의 과학시설기준령(안)에 의한 우리나라 각급학교별 소요과학교재품목은 국민학교가 1백94점 중학교가 3백94점 고등학교가 1천1백92점-.
이중 학교와 정부의 협조만 있으면 90%이상은 국산이 가능하다고 보고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