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문주간특집|세계의 특종(상)|「파리」뒤흔든 푸른수염|웨프·밀러기자(UP)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파리」를 놀라게한「푸른수염」사건은 유독 UP의 당시 「파리」의 지국장이었던「밀러」기자가 특종한것은 아니지만, 당시 세계의 모든 신문이 이사진에 관한한 이사건만을 2년간 추구, 단연 타를 압도한 다채로운 필치의「밀러」기자의 기사만을 즐겨 실어온 관계상이 사건 보도와「밀러」기자를 묶어 놓기로 했다.
이 사건-인류의 범죄사상 이미 전설화한 정도로 유명한「파리」의「푸른수염사건」의 주인공「앙리·데시레·랑드루」가 2백83명의 여성을 유혹 또는 참살했다가 마침내 체포되어 공판끝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이야기다.
1922년 2월25일 새벽, 희대의 살인마「랑드루」의 푸른 수염의 머리가 2년여의 수사와 재판 끝에「베르사이유」감옥 단두대의 바구니에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밀러」기자의 취재수기에 의하면,「랑드루」는 10명의 기혼부인과 1명의 소년을 살해했다고 판결되었으나 실은 그는 2백83명의 부인의 애인이 되어 놀라운 유혹과 살인의 대량영업을 했다.
공판정에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그는「베르사이유」근처의「빌라·감베」라는 그의 별장에서 13명의 「약혼녀」중 10명의 시체를 잘라서 태웠다.
사형당시 55세의 그는 파란수염과 강렬한 시선, 부드러운 태도, 불을 뿜는듯한 열렬한 연애편지 등을 밑천으로 5년이상이나 조직적인 연애와 학살을 추구했다. 하나씩 사라진 그의약혼녀들의 실종사건을 그녀들의 친척들에 의해 보고되었으나, 언제나 실종상황이 달랐기 때문에 동일인의 범죄로 생각될 단서가 나타나지 않았다.
1919년4월 극히 우연한 기회에 실종된 한 여인의 언니가「파리」에서 누이동생의 애인 「랑드루」를 발견, 그의 「아파트」를 알아두어 경찰에 밀고했다. 경찰은 즉각 실종사건의한 용의자로 그를 구류했으나 그가 인류 범죄사상최대의 수확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랑드루」를 연행하는 도중 형사는 그가 몰래 작은수첩 하나를 길가에 버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 수수께끼같은 내용의 수첩이야말로 실로 천인공노할 범죄의 전모를 푸는 열쇠가 그속에 감춰져 있었던 것이다. 장물거래의 비밀수첩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은 일단 그를 절도혐의로 구류했다. 그러나 이 수첩에 나오는 10명의 여자이름이 19l5년이래4년간「파리」에서 실종된 10명의 여자이름과 꼭 같았던 것이다. 처음엔「랑드루」는 함구불언하며 조소적인 태도로『나는 모른다』고만 뻗댔으나 끝내 2백83명의 여자를 유혹, 일부는 살해하고 재물을 뺏은 범죄를 자백했다. 어릴 때에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한때 부목사까지 되었던 그는 장성하자 범죄성이 발동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1차대전이 터졌을 무렵 그는 연애영업이란 독특한 명안을 고안, 구혼광고와 가구매입의 광고로 모여든 부인들과 접촉, 열렬한 연애 끝에 재물을 뺏고 일부는 살해하기까지 한것이다.
「랑드루」가 체포되었을 때 그는「페르난드·세그레」라는 29세의 아가씨를 열심히 설득하고 있는 중이었다.「랑드루」공판의 증인으로 나선 그녀가「랑드루」를 친절하고 마음씨 착한 사람이라고 극구 옹호한 사실은 「랑드루」에겐 여자들이 거역 못할 마력적인 매력이있음을 입증하는 것 같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