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위례·세종 … 내달 말까지 5만 가구 분양 대전

큰 집으로 갈아타거나 내 집을 마련할 계획이 있다면 조금 서두르는 건 어떨까.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까지 위례신도시 등 인기 지역에서 새 아파트가 대거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 결과 다음 달까지 5만3500가구가 분양될 계획이다. 이는 올 초 집계된 올해 전체 분양 예정 물량(17만여 가구)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가구수다.

4·1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신규 분양시장이 좋아지자 그동안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던 주택건설업체들이 서둘러 분양에 나서고 있어서다. 분양대행회사인 내외주건 정연식 상무는 “4·1대책으로 6억원 이하 또는 85㎡(이하 전용면적) 이하에 양도세 면제 혜택이 주어져 재테크용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양물량은 특히 서울·수도권에 많다. 이들 지역에선 그동안 지방보다 주택경기가 좋지 않아 분양이 뜸했었다. 서울에서 교통·교육여건이 좋은 도심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관심을 끈다. ‘강남권 신도시’인 위례신도시에서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이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 민간아파트를 잇따라 분양한다. 수도권의 경우 성남시 판교신도시와 고양시 삼송지구 등 인기 신도시나 공공택지에 분양이 많다. 지방에서는 세종시 등이 눈길을 끈다.

　이번에 나오는 단지들의 상품 특징은 무엇보다 평면을 다양화해 수요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점이다. 현대엠코가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하는 플로리체 아파트는 2가지(95·101㎡형)의 주택형을 5가지 평면으로 세분화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남양주시 별내지구에서 분양 중인 별내2차 아이파크의 주택형은 3가지(72·76·84㎡형)지만 평면은 9가지다.

　현대엠코 서대우 분양영업실장은 “같은 주택형이더라도 다양한 수요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평면 타입을 늘렸다”고 전했다.

　분양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 같다. 아직은 분양 시장이 확 살아난 것은 아니어서 업체들이 가격을 낮춰 잡기 때문이다.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분양하는 우남건설은 분양가를 주변 시세(3.3㎡당 1000만~1100만원 선)보다 싼 3.3㎡당 900만원대에 책정할 예정이다. 이 회사 추연철 대표이사는 “4·1대책 효과가 있더라도 분양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이 없는 내 집 마련 수요라면 인구구조 등을 고려해 중소형(85㎡ 이하)을 공략하라고 조언한다. 수도권 공공택지 중소형은 전매제한이 1년이어서 전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중대형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가입자는 해당 단지 입주자모집공고 전까지 감액하면 바로 중소형에 청약할 수 있다.

　큰 집으로의 갈아타기 수요는 청약가점제가 축소된 만큼 위례신도시 등 인기지역 중대형 청약에 적극 나설 만하다. 부동산컨설팅회사인 ERA코리아 곽창석 부동산연구소장은 “가구수나 아파트 브랜드도 집값에 영향을 미치므로 청약 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