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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외 전화국에 큰불|교환양6명 사망 43명이 중경상|사람 살려라 뛰어내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8일 상오8시7분 부산시 동구 초연동에 있는 부산전신시외전화국4층 회계과에서 원인 모를 불이나 4,5,6,7층을 모두 태우고 1시간만인 9시20분쯤 진화되었다. 이 갑작스러운 불로 5층 교환 실에서 근무 중이던 교환양 39명이 유리창문을 깨뜨리고 높이 29미터 지상으로 뛰어내리다가 황복희(24·동광동5가23) 김숙희(22·영선동4가121) 이금숙(24·수정동5동) 김영자(20·부산시법전동251) 정영애(21·감선동2가191) 김영하양 등 6명이 죽고 박행년양(23·전패동3통9반)등 4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들은 부산대학병원을 비롯 서 외과(동광동) 현대병원(중앙동)등 시내4개 병원에 분산입원치료 중에 있으나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소화작업과 사람을 구조하려 나갔던 소방관 심이출·김덕찬씨 등 6명과 경찰관3명 등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불로 시외전화「케이블」1천3백여 회선이 소실, 시외통화와 전보가 이날하오1시 현재까지 일체 끊겨있다. 불은 4층 회계과에서 일어났는데 불길과 연기가 청 내를 메워 질식상태에서 겨우 벗어난 30여명의 교환양들은 서로 앞을 다투어 5층 유리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어내렸으며 지상에서는 천막이불 등을 깔아놓고 뛰어내리는 사람을 받는 등 구조작업에 나섰으나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인명구조에 따른「네트」장치가 없어 다리를 부러뜨리는 등 모조리 부상을 입었다.
이날 불길은 8층까지의 복도를 연기로 메웠으며 육상에 뛰어오른 일부 교환양들은『사람 살려』하고 손을 흔들며 비명을 지르고 뛰어내리는 등 현장은 아비규환을 이루었다. 지난1월21일 개국한 시외전신전화국(8층)은 지난66년5월16일 착공, 총 공사비 2억3천6백여 만원을 들인 연건평 3천3백70여 평의 초현대식건물. 이 불로 부산체신청과 부산전신전화국에 비치된 계획 및 회계·인사장부 등 관계서류와「케이블」선1천3백24회선이 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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