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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화운동제2타 | 「폴란드」학생데모 | 소지배에 거센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폴란드」의 반정부 「데모」격화는 이나라를 제2의 「루마니아」로 만들 사태를 빚어낼지 모른다. 전직·현직차관의 자녀까지 합세한 것으로 보이는 「폴란드」의 거센학생 「데모」대의 『자유의 부르짖음』은 「폴란드」공산당 제1서기 「블라디슬라브·고물카」의 12년집권이 황혼기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유태인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정부가 낙인을 찍고있는 「폴란드」의 자유화운동은 동구의 공산쇠사슬에 과감히 도전했던 56년의 「헝가리」의거 초기때의 혁명적 기운으로 발전할 기미마저 보이고있다.

<주춤했던 개혁열>
이번의 「폴란드」자유화운동은 56년의 「포즈난」폭동을 계기로한 자유화운동에이어 두 번째인 것이다. 「티토」주의자로 낙인찍혔던 「고물카」의 재집귄으로 「폴란드」는 한때는 동구자유화의 첨단을 걷는듯 했으나 국내의 경제파탄·「헝가리」의거실패의 반작용으로 자유화는 다시 둔화했었다.
「헝가리」봉기는 세계의 여론을 짓밟은 소련의 전차대에의해 분쇄되고 말았으나 이번의 「폴란드」자유화운동은 그로부터 10여년간의 공산세계내부의 변화에 힘입어 성공할 확률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있다.

<스탈린주의 퇴색>
「모스크바」의 지령하나로 손발같이 움직이던 공산세계는 「니키타·흐루시초프」전소련수상의 「조세프·스탈린」격하운동을 계기로 양분되었을뿐 아니라 「루마니아」의 독자노선추구로 동구또한 두조각이났다. 소련에서는 「스탈린」주의가 빛을 잃은지 오래이나 대부분의 동구공산국가에서는 아직도 완고한 「스탈린」주의 세력의 뿌리는 깊다. 「스탈린」주의의 사양화가 두드러질수록 종주국 소련지배로부터 이탈하려는 동구제국의 욕망도 강해졌다.
감수성이 빠른 「폴란드」학생들이 이러한 공산「이데올로기」의 질적변화로 초래되는 동구정세변동에 침묵을 지키고만 있을 수 없음은 말할 것도없다. 「폴란드」정국을 어느골목으로까지 끌고갈지모르는 이번 학생「데모」의 직접도화선은 「고물카」정권이 이나라 l9세기의 유명한 시인 「아담·미키비스」의 반소적 고전극 「드지아디」의 상연을 금지한데있다. 정부의 상연금지에 항의하는 집회에서 발단된 반정부, 반소「데모」에 당국은 강경태도로 나오고있어 「데모」는 더욱 거칠어질 것같다.
「폴란드」의 자유화운동이 어느정도 성공할 것이냐는 소련의 앞으로의 태도에 달려있다.「폴란드」정부가 혼자힘으로 학생「데모」를 진압하지못할경우 소련에 군사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은 정권연장에 급급한 「고물카」의 수구파들로서는 있음직하다.

<성패는 소태도에>
이웃나라 「체코슬로바키아」의 「안토닌·노보트니」대통령은 지난1월 국내개혁파에 몰려 공산당제1서기직을 내놓아야할때 소련공산당수뇌진에 구명을 호소한바있다. 그러나 소련공산당수는 이미 「노보트니」의 친소수구파에 세력균형이 불리함을 깨닫고 「체코슬로바키아」의 권력싸움에 개입하는 것을 꺼렸다.
「폴란드」의 집권세력이 친소세력이며 「폴란드」의 자유화운동이 「체코슬로바키아」의 개혁파의 집권동기와 차원에 차이가 있음을 고려할때 「고물카」정권의 존립이 문제가될 결정적 순간에도 소련정부가 방관만하고 있을지는 다소 의문의 여지가 있다. 하나 「헝가리」의거를 분쇄했듯이 소련이 「폴란드」「데모」를 분쇄하기에는 종주국에서 이탈, 보다큰 자유를 구가하려는 「폴란드」국민들의 자유의식이 너무나 강한듯하다.

<소는 무거운 침묵>
「체코슬로바키아」의 개혁운동, 「폴란드」의 자유화운동에 아직까지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있는 소련정부의 소극적 태도는 「헝가리」사태때의 소련집권층의 호전적 태도와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군부최고위정치장교의 미국망명사건을 둘러싸고 친소파와 개혁파로 분열되고있는 「체코슬로바키아」는 개혁파의 승리에의 방향으로 기울고있어 「체코슬로바키아」또한 제2의 「루마니아」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개혁파정권에대한 소련의 지배권은 크게 약화될 것같다.
그러나 「체코슬로바키아」공산당이 「폴란드」자유화운동을 공격하고 있다는 것은 「체코슬로바키아」의 개혁파의 독자노선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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