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경영' 최신원 SKC 회장 해외 공장직원들과 바비큐 소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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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최신원 SKC 회장(왼쪽)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열린 ‘바비큐 소통’ 행사에서 ‘일일 주방장’으로 나서 직접 구운 한국식 왕갈비를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 SKC]

13일 정오(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있는 SKC 조지아공장. 지난해 11월 착공한 폴리에스테르필름(PET) 공장 증설이 한창인 현장이다. 내년 2분기 공사가 끝나면 현재 한 해 4만t인 PET 생산량이 6만t으로 늘어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PET 수요가 늘어나면서 라인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최신원(61) SKC·SK텔레시스 회장은 앞치마를 두르고 200여 명의 현장 근로자 앞에 나타났다. 최 회장은 간부 20여 명과 ‘일일 주방장’으로 변신해 한국식 왕갈비를 이들에게 대접했다. 행사 내내 고기를 구우며 서빙을 한 최 회장은 “직원들과 한마음이 된 기분”이라고 껄껄 웃었다.

 이날 바비큐 파티는 지난해 시작된 ‘최신원식 밥상 경영’의 연장선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경기도 수원과 울산, 충북 진천, 충남 천안에 있는 사업장을 찾아다니며 1000여 명의 직원과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현장에 있는 직원들과 허물없이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였다. 최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직원들과) 편하게 대화하면서 정을 키울 수 있다”며 “기업 경영은 신뢰 구축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사 때마다 바자를 진행해 1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오래전부터 ‘밥상 경영’을 강조해 왔다. 틈만 나면 임직원, 특히 노동조합과 식사 자리를 만들어 특유의 소통을 이어오고 있는 것. 신입사원과 마주할 때는 아버지 같은 존재로 조언을 해주고, 해외 주재원이 귀국하면 삼계탕 같은 전통음식을 함께 하면서 보고를 받는 식이다. “가슴속에 있는 얘기를 꺼내는데 ‘밥상’보다 더 좋은 자리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성과도 있다. 최 회장은 노조와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2007년 ‘항구적 무분규 선언’을 이끌어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회사가 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하자 지난달 노조가 자발적인 임금 동결을 결정했는데, 이 같은 노사 화합의 바탕에 최신원식 밥상 소통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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