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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유사들 10년 넘게 유가조작 의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유럽의 대형 정유회사들이 유가를 조작해 큰 이득을 봐왔다는 의혹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조사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영국계 정유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로열더치셸과 노르웨이 국영업체 스타토일 등에 사전 통보 없이 조사 요원을 보내 회계 자료를 확보했다. 이탈리아의 에니(ENI)에는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업체들은 2002년부터 서로 짜고 플래츠·아거스미디어 등 기준 유가 발표 업체에 허위 거래 가격 정보를 건네 유가를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플래츠의 사무실에도 집행위원회 요원들이 급습한 것으로 보도됐다.

 지난해 8월 프랑스 정유회사 토탈의 계열사인 토탈오일트레이딩은 국제 기준 유가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도 유가의 신빙성 문제가 논의됐다.

 플래츠 등은 BP 등으로부터 받은 원유 구매가와 정제유 판매가 등을 기초로 유가를 발표하고 있다. 이는 국제 시장에서 거래 기준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대형 업체가 담합해 가격을 올리면 일반 소비자들이 바가지를 쓰게 된다. 유가 조작이 사실로 확인되면 지난해 불거진 런던은행간금리(리보·LIBOR) 조작 사태 때처럼 막대한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런던=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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