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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선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전남 서해안에서 12킬로떨어진곳에 후오라는 섬이있고, 거기서 또 좀 떨어져서 하왕준도가 있다. 지도에서도 보이지 않는 코딱지만한 섬이다. 여기에도 국민학교 분교 하나가있다. 학생30명에 선생2명. 물론 복식수업제다. 그러나, 개학날이됐는데도 집에다녀오겠다던 선생님께서는 넉달째 통소식이없다. 언제 다시 듣게될지 모르는「학교종」을 바라보면서 어린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괸다.
오늘 전국의 학교들은 문을 연다. 과외수업이다, 콩나물 교실이다, 또는 복식수업이다 하여 말은많지만 역시 학교는 어린이를의 낙원이다. 특히 겨우내 방안에 갇혀있던 어린이들에게는 새책을끼고 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즐거운일은 없다.
그러나 이들 어린이를 가르칠 선생의 수가 올해에도 더욱 줄어든다. 그것은 위도나 서울시내나 똑갈은 얘기다. 교감을 물러난 국민학교교수원들의 수는 작년도엔 평균 2·6%, 67년도엔 4·2%였다. 지난 1년동안에 무려 5천1백40명이 자리를 뜬 셈이다.
현재 소요되는 초등교원총수가 9만7천6백47명이라니까, 68년 한해에만 8천3백여명이 부족한 꼴이된다.
학교를 떠난 5천여명 가운데는 중등교정으로 전보된 15·6%가 포함되어 있지만 그 나머지 84·4%는 모두 교육계를떠나 직업전환을 했다는 것이 실태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국가의 대계를 위해 어린이교육처럼 보람있는 것은 없다. 그런 직업을 떠난다고 책하기는 쉽다. 어린이를 가르치고, 어린이에게 꿈을 안겨 주고, 나라의 화려한 내일에 다리를 놓는다는 기쁨과 보람을 돈으로 바꿀수 있겠느냐고 교육이 민족의 등불이라던 개화기의 열의가 가셨느냐고….
그러나 1만원남짓한 윌급만가지고는 그런 열의를 꾸려나갈수는 없는 일이다. 4년제 대학출신자는 교증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지않으며, 그래서 4년제 대학출신진에대한 보수교육제도를 전면철폐하겠다고 문교당국은 밝혔지만, 그렇다고 해결된 문제는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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