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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5년 헐리는 칠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칠궁(서울 종로구 궁정동)의 일부가 헐린다. 서울시는 15일 하오부터 5년 동안 철거여부를 둘러싸고 문화재관리국과 시비를 벌여오던 칠궁철거작업에 나섰다.
서울시는 효자동∼세검동간 도로신설계획에 따라 현재 계획선상에 막혀있던 칠궁의 철거를 시작했는데 헐리는 부분은 칠궁정문 15미터 왼쪽에서 15미터 폭으로 뒷담에 이르기까지의 1백40미터인데 이 때문에 대빈궁, 선희궁 경우궁 등 3개궁이 헐리게된다.
서울시는 사적 117호인 칠궁의 관리권이 문화재관리국으로부터 청와대로 옮겨감에 따라 청와대안보상의 이유로 서둘러 헐게된 것이라고 밝혔는데 칠궁이 헐림으로써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앞까지만 닦아놓은 길과 연결하게 된다. 서울시는 7개 궁중 철거되는 3개 궁과 외떨어지는 서경궁 등 4개 궁은 덕안궁 등 다른 궁이 있는 쪽으로 옮겨지을 계획이다. 칠궁 철거계획은 지난 63년에 칠궁정문까지 헐도록 확정고시됐었으나 문화재관리국의 반대로 늦어오다가 계획선을 변경, 철거하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이 길을 이달 안으로 개통할 계획다.
칠궁은 1725년(이조영조원년)에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신주를 모신 숙빈묘로 건축됐다. l753년 육상궁으로 높여졌는데 1908년 저경궁 인빈 김씨(선조후궁), 대빈궁 대빈 장씨(장희빈), 연우궁 청빈 이씨(영조후궁), 선희궁 영빈 이씨(영조후궁), 경우궁 박씨(정조후궁) 등이 이곳에 합쳐져 6궁으로 불렸다가 1929년 덕안궁 순헌귀비 엄씨(고종후궁)가 합쳐져 7궁이 된 것. 사적117의 칠궁은 역사적 가치보다 순수한국식정원의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있는 유일한 건축물이기 때문에 문화재애호가들은 적극 철거를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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