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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문제 실수로 틀렸다는 아이, 읽기능력 과학적 검사해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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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현상태 더브레인
두뇌학습클리닉 원장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문제를 읽어주면 답을 찾지만 혼자서 문제를 읽고 풀어보라 하면 못 푸는 이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답을 몰라서 틀린다면 이해하지만 한글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쉬운 문제를 못 풀고 낑낑대는 모습을 보자면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짜증이 절로 나게 마련이지요.

이 경우 아는 문제를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아니다 모르는 문제를 틀렸다’입니다. 시험은 아이가 답을 아는 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무엇을 물어보는지 해독하는 능력도 함께 보는 것입니다. 왜 읽고도 무엇을 물어보는지 모를까요? 실제로 책이나 지문을 읽을 때 아무리 천천히 또박또박 읽게 해도 다 읽고 나서 읽은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가 의외로 많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책을 읽을 때 두뇌에서는 두 가지 정보처리 과정이 일어납니다. 문자해독의 과정과 내용이해의 과정이 그것입니다. 문자해독의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대부분 어려서부터 읽기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우리글과 말은 철자와 발음이 비슷해 지능이 어느 정도만 되면 어려서는 읽는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학년이 올라가 읽어야 할 양과 난이도가 높아지면 문제가 나타납니다. 이런 아이들은 어려서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잘하는데 책 읽기를 싫어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독서는 눈이 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자기호를 채집하는 정보의 입력단계는 눈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귀와의 협동 작업이 중요합니다. 글 읽는 속도가 느린 이유는 두뇌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눈과 귀의 정보처리 습관의 미숙 때문입니다.

문자기호를 채집하고 뇌로 입력하는 기능이 미숙하기 때문에 글 읽는 속도가 느려진 것입니다. 이런 경우 두뇌는 글의 내용이해 보다는 문자를 채집하는데 집중하게 돼, 내용이해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눈과 귀의 활동성과 협동 작업 능력, 정보처리패턴만 교정하면 누구라도 읽기 능력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개선됩니다.

아이가 아는 문제도 자주 틀려서 오고, 집에서 물어보면 알면서 막상 시험을 치면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읽기능력이 어떠한가에 대한 과학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읽기 능력에 대한 정확한 검사 후 부족한 부분을 전문적으로 교정해주면 답을 아는데도 무엇을 물어 보는지 몰라 틀리는 경우는 없어질 것입니다.

현상태 더브레인 두뇌학습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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