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편지가 왔습니다.
설레는 맘으로 메시지 창을 들여다보면
이상야릇한 광고 문구, 또는 절대 나의
행운일 리 없는 '당첨'통보 따위.
행여 수신 버튼이라도 누르게 될까봐
조심조심 '당신'을 삭제한다.
하루에도 몇 차례 삭제, 삭제!
그때마다 몇 초씩의 그리움이 사라지고
배터리가 닳고, 마음도 닳는다.
남는 건 엔간한 일에는 끄떡도 않는 불감증과 냉소.
내 전화와 메일 함에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집어넣는 당신들을 모조리 삭제하고 싶다.
*쓰레기(스팸) 메일을 무차별로 전송한 음성 정보 서비스 업체들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될 전망이다.
송은일(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