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신약 앞세운 유한양행 분기 매출 1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제약업계가 유한양행을 주목하고 있다. 반세기만에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 실적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때문이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55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동아제약은 분할 전 기준으로 같은 기간 21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아제약은 지난 2010년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 녹십자에 분기 매출 1위를 내 준 것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대형 신제품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반면 동아제약은 지주사 전환·리베이트·의료계 불매운동 등 악재를 겪으면서 매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이 29.42%가량 크게 늘어난 반면 동아제약은 1.37% 감소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동아제약은 기업 분할로 매출이 쪼개진다. 동아제약은 올해 초에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전문의약품 사업부문 동아에스티, 일반의약품 사업부문 동아제약으로 회사를 분할했다. 이중 전문의약품 부문인 동아ST 매출은 479억원이다. 다만 동아제약 분할 전 기준으로 매출액을 산정할 경우 유한양행의 매출을 살짝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아제약이 잇따른 악재로 힘들어 하고 있다"며 "올해는 제약업계 순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리베이트 악재로 의료계 불매운동을 겪으면서 지지부진하고 있다. 실제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 판매와 해외수출은 늘었지만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은 8% 가량 줄었다.

여기다 검찰수사에서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인정하면서 의료계 공공의 적이 됐다. 개원의 일부는 불매운동을 펴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여기다 동아제약에서 잘 팔리는 품목 중 하나인 위염치료제 스티렌 개량신약이 나오면서 매출이 줄어든 것도 실적악화에 한 몫 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제약업계 예상 매출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한양행과 녹십자이 제약업계 매출 1위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분석한 2013년 예상 매출 실적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8892억원, 녹십자 8835억원, 대웅제약 7124억원, 한미약품 6252억원, 종근당 5075억원 등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유한양행(9193억원), 녹십자(9169억원)으로 두 곳을 유력한 매출 1위 제약사 후보로 꼽고 있다.

반면 유한양행은 승승장구 중이다. 이를 견제할 경쟁자도 없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 17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2위와 격차가 큰데다 연구개발 투자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42.3%나 급락했다. 한미약품은 1703억원, 대웅제약은 1626억원, 종근당은 1178억원이다. 경영실적은 양호하지만 순위경쟁에 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1분기에 지난해보다 29.5% 늘어난 21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약업계 부동의 1위이던 동아제약과 대등한 매출 수준을 기록한 셈. 영업이익도 19.8% 늘어난 121억원을 올렸다. 관련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약효가 좋은 신약(비리어드·트라젠타·트윈스타)을 성공적으로 국내 도입하면서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한양행 측 역시 올해 제약업계 1위 탈환에 전력질주하고 있다. 올해 시무식에서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은 "유한의 영업력을 토대로 매출 1위를 달성하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회사 분할로 동아제약이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제약업계 순위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약업계는 정부의 새로운 약가인하 정책(사용량-약가 연동제), 리베이트·세무조사 등은 매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기기사]

·[포커스]“원격진료는 대학교수 돈 더 벌라고 내모는 꼴” [2013/05/13] 
·유명 로펌 대신 대학병원으로 간 변호사 [2013/05/13] 
·"손목염좌 환자, 한의원과 정형외과 진료비 비교해보니..." [2013/05/13] 
·GSK, 자궁경부암 백신 무상제공 [2013/05/13] 
·요즘 직장인들,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2013/05/12]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