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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둔 핵항모 놔두고 미 본토의 니미츠함 부산항까지 온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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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9만7000t급)이 11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 부두로 입항하고 있다. 1975년 취역한 ‘니미츠함’은 길이 332m, 폭 76m로 축구장 3배 넓이다. 전폭기 수퍼호닛(F/A-18E/F), 조기경보기 E-2C(호크아이 2000) 등 8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한·미 해군이 13일부터 이틀 동안 포항 인근 동해상에서 미 해군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함(9만7000t급)이 참여하는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지난 19일 샌디에이고를 출항한 니미츠함이 일본을 거쳐 지난 11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번 훈련에는 니미츠함과 전단을 이룬 항모항공여단(CVW)·항모타격단(CSG)뿐만 아니라 이지스 구축함인 몸센·프레블함, 미사일 순양함 프린스턴함 등 니미츠 항모강습단이 참여한다. 니미츠함은 탑재하고 있는 전투기들을 해상에서 출격시키는 항모강습 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니미츠함은 길이 332m, 너비 76m인 축구장 3배 넓이의 비행갑판을 갖추고 F-18 수퍼호닛 전투기와 헬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 우리 해군에선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과 한국형 구축함(DDH-Ⅱ)인 충무공이순신함(5500t급) 등이 참가한다. 군 관계자는 “양국 해군의 해상 기동훈련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미사일 탐지훈련, 바닷속의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대잠훈련을 실시한다”며 “한·미 해군이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해군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매년 항공모함을 동참시키는 합동 훈련을 해 왔다.

 그러나 이번 훈련이 주목받는 건 일본 요코스카에 주둔하는 조지 워싱턴함(7함대 소속) 대신 미국 본토에 주둔하던 3함대 소속의 니미츠함이 샌디에이고 항을 출발(4월19일)해 훈련에 동참한다는 점이다. 북한이 올 초부터 핵실험 등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자 핵잠수함과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맞대응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국방부 주변에선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로 일본이나 괌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를 폭격하더라도 미국 본토 전력을 한반도에 투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차원”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독수리 연습 때 B-2 스텔스 폭격기가 미국 본토에서 날아와 폭격연습을 한 것처럼 미국 본토에 체류하던 항공모함을 파견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최근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며 수차례에 걸쳐 괌과 오키나와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지난달 30일 종료한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 연습과 지난 6~10일 서해상에서 진행된 한·미 대잠훈련에 연이어 진행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에 대해 북한 조평통 서기국은 11일 “조선반도(한반도)의 정세가 최극단에 이른 때에 최신 공중전쟁 수단들과 이지스구축함·미사일순양함 등으로 구성된 핵 항공모함 전단까지 투입해 연합 해상훈련을 벌려놓는 것은 공화국에 대한 공공연한 위협 공갈이고…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며 반발했다.

글=정용수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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