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왕세자 유기농 채소점 폐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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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운영하던 유기농 채소 판매점이 지난주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8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왕세자 측은 판매량 감소와 생산비 상승에 따라 매장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찰스 왕세자는 1986년 영국 서남부 글로스터셔 하이그로브 별장 인근에서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8년 전부터는 유기농 전문 매장 ‘베지 셰드’ 운영에까지 나섰다. 자신의 농장에서 생산한 유기농 채소와 과일, 친환경 쇠고기 등을 판매한 이곳은 ‘비비 꼬여진 당근(wonky carrots)’ 같이 일반 수퍼마켓에서 보기 힘든 이상한 모양의 농산물을 파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왕세자도 직접 캐낸 채소를 먹는 사진을 찍거나 수천 파운드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외딴 곳에 위치한 데다 주변 상점보다 비싸 소비자가 외면했다. 3년 전 10만 파운드(약 1억7000만원)를 들여 텟베리 지역으로 매장을 옮긴 데다 올 초 겨울이 길어지며 베지 셰드 매장 운영은 더 어려워졌다.

 왕세자 대변인은 “원격 쇼핑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베지 셰드 매장은 문을 닫지만 온라인 판매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불황이 가장 비싸고 고상한 식품점에 타격을 주며 폐점에까지 이르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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