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파도야 파도야|박두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노하라. 동해 너
영원한 젊음
새파란 일렁임을 가슴 벅채워
치 솟아 하늘 파도
하얀 뒤착임
영겁을
너, 무한 해를
노호 뿜어라.
파도야 너 동해 파도
언제 부터 있니?
아침에 솟는 해의
붉은 물들음
끓으며 너무 많게
뜨겁게 출렁여
억 만년 이 기슭 조히 씻어 온
동해야 너
부푼 가슴
언제 부터 있니?
안으로
오래 오래
참고 뒤슬러 ·
심해 밑 깊은 곳에 다져 넣어도
뜨겁게 솟쳐 오는 저절로의
몸부림
설레는 이 안칡의 꿈
꿈을 앓는다.
파도야,
너 아침 파도
어디서 오디?
오대양 남, 북 바다
두루 휘돌아
마침내 이 강산 기슭
동해에 와 닿아
뿜는다 아 오랜 정기 우리들의 순수
영 영원 어루만져
가슴 맡기는
새파란 너 바다 살결
바위 씻는다.
그 역사 시달려 온
겨레 이 아픔
물에서 피얼룽져 깊은 상처를
바다야 너 더 가까이
어루만져 주렴.
살뜰한 네 푸른 손길
가슴 더듬어 주렴.
밤에서 밝은 아침
아침에서 진종일
그 입김 뜨거운 것
가슴 닿으면
쏟힌다 아 겨레 영토
내일의 햇살
융륭한 이 산맥들에 새힘 뻗는다.
비로소 유유하게
눈 멀리 들어
일어서 스스로의
기 나부낀다.
말하라. 너 아침 바다
푸른 파도야
사무쳐 이 나라 강산
품어 온 뜻을
우리들의 가슴마다 피빚 못 박힌
남 남북 그 하나의 꿈
어찌 이룰지
해 한해 오늘까지 겹쳐 온 분노
파도야 너 하늘 높이
소리 외쳐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