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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I♡인터넷] 1. 컴盲·넷盲 이젠 탈출합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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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4050(40~50대)여러분들. 설 잘 쇠셨습니까. 고향에 다녀오신 분들은 오랜만에 푸근한 시간을 보내셨겠죠.

이번 설에 친척들과 둘러앉아 무슨 얘기 하셨나요?

애들 키우는 얘기, 직장 다니는 얘기, 지난번 대선 얘기 등등 이야기꽃을 피우셨다고요. 이런 얘기들은 늘 하는 것들이고 이번 설엔 뭔가 다른 화젯거리가 있었나요.

아하, 있었다고요? 지난달 25일 한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터넷 대란'얘기였다고요. 특히 중.고교와 대학에 다니는 조카들은 인터넷이 불통된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을 겁니다. 토요일 오후 반나절 동안 인터넷이 안된 게 마치 전화가 안된 것처럼 큰 혼란을 주었죠.

하지만 이런 큰 사고를 접하고도 왠지 어색했다고요? 남들은 인터넷이 안돼 한바탕 난리를 쳤는데 나만 아무 불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요. 우리 사회의 정보 동맥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이 마비됐는데 나만 몰랐고, 아니 알았어도 나에게는 전혀 문제가 안됐다니 씁쓸하시죠.

'이러다가 낙오자가 되는 게 아닌가'.

이제 인터넷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심지어 매일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으면 허전하고 불안하다는 '중독증' 환자까지 생겨 문제가 될 지경입니다.

인터넷은 어려운 개념이 아닙니다. 사람의 몸에는 신경세포가 거미줄처럼 퍼져 있습니다. 뇌에서 명령을 내리면 이 신경세포가 활동해 명령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한 소년이 연필을 잡는 장면을 그려 보세요. 소년의 뇌가 신경세포에 연필을 쥐라는 명령을 내리면 신경세포가 이 명령을 받고 근육을 움직여 손이 연필을 쥡니다. 정보가 전달되는 통로가 신경망인 셈이죠.

인터넷은 신경망 같은 것입니다. 몸 대신 전세계에 퍼져 있는 통신망(네트워크)이죠. 국경을 넘어 전세계의 주요 연구소.기업 등의 전산시스템과 연결돼 있죠.

네티즌들은 이 네트워크를 통해 접속하고 싶은 연구소.기업 등을 찾아갑니다. 연구소.기업 등은 모두 가상의 집을 갖고 있습니다. 이게 홈페이지입니다. 홈페이지는 주소가 모두 다릅니다.

조인스(www.joins.com), 청와대(www.cwd.go.kr)같은 식이지요. 현실공간에서 각 집의 주소가 같으면 우편물을 제대로 배달할 수 없는 것처럼 가상공간에서도 홈페이지의 주소가 같으면 문제가 발생하겠죠.

인터넷의 기원은 1969년에 미국에서 만든 '아르파넷(ARPANET)'입니다. 미 국무부가 정부기관별로 갖고 있는 자료를 소련의 위협에 대비, 안전하게 분산시키기 위해 컴퓨터끼리 연결했습니다. 자료를 복사하자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아예 자료를 공유하도록한 것입니다. 이후 연구목적으로 대학끼리 컴퓨터를 연결해 자료를 주고받다가 결국 민간에게도 네트워크가 개방돼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인터넷을 활용해 봅시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학사일정을 알고 싶다면 과거에는 직접 하버드대학에 가거나 전화를 해서 정보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에 접속, 하버드대학의 홈페이지를 찾으면 그 안에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시간제약 없이, 국경의 장벽 없이 찾고 싶은 게 있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 클릭 몇 번으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래서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합니다.

홈페이지에는 어떻게 접속할까요. 필수품이 컴퓨터입니다. 컴퓨터에는 인터넷 접속용 프로그램이 깔려 있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나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입니다.

여기에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회사의 회선이 연결돼 있어야 합니다. 컴퓨터에서 익스플로러 등을 불러 접속을 원하는 곳의 주소를 입력하면 이 정보가 인터넷접속서비스 제공업체의 회선을 타고 해당 홈페이지로 전달돼 접속이 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전화선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했지만 최근 2~3년 사이 인터넷전용의 초고속통신망이 보급돼 홈페이지를 찾는 시간이 단축됐습니다. 국내에서 초고속인터넷 회선을 제공하는 업체는 KT.하나로통신.데이콤.두루넷 등입니다.

김종윤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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