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면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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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2일 상오11시쯤 경기중·고교 교장실에서 경기중에 낙방한 학부형 대표 8명은 동교 이창갑 교장과 만나 채점경위와 정답문제로 말썽이 된 미술문제 13번과 19번에 대해 따졌다.
이날 학부형대표 김송환씨등은 {국민학교 교과서를 기준으로 정답을 정하지 않고 대학교 교과 수준으로 정했느냐}고 따지자 이 교장은 {교육자적 양심에서 교과서대로 공정하게 채점했다}고 말하고 {채점경위에 대해 묻는 것은 교육에 대한 지나친 내용적 간섭}이라고 말했다. 8일째 동교 강당에서 부형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이날 면담에서 학부형들은 국민학교 미술학습 지도서등 참고서 4권을 갖고 나와 미술 19번의 {[스케치]는 모든 조형활동의 기초}가 정답이라고 말하자 이 교장은 {모든 조형활동의 기초는 [스케치]만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학부형들은 {가장 알맞는 것을 쓰라는 말은 답을 하나를 쓰라는 것이 아니냐}고 하자 이 교장은 {셋중에 하나만 쓰면 된다}고 맞섰다.
학부형들과 이 교장과의 3시간에 걸친 면담에서 학부형들은 {교육위의 정답대로 먼저 채점했다가 뒤늦게 정답기준을 변경, 다시 채점한 동기가 무었이냐}고 따졌으나 이 교장은 {교육자적 양식에 입각, 채점했을 뿐 아무런 부정도 있을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이날 면담은 결론을 못 짓고 사태수습에 교장이 협조하고 학부형들과 다시 만나겠다는 약속만을 남긴 채 1시5분에 학부형과 이 교장의 면담은 끝났다.
이날 회담도중 교장실 창밖과 복도에서 흥분한 학부형들이 고함을 치고 소동을 벌여 경찰관 1백여명이 동원되었다.
학부형들은 사태수습 방법에 대해 교육감을 이날 중으로 만나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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