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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상승의 부작용|안정「무드」깰까 우려|2백 74원 60전을 적정선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는 계속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환율을 11월 25일자 환율 결정 방식 변경 조치 이후 2주일 째인 12월 8일 수준(한은 집중 기준율 불당 2백 74원 60전)에서 「상당기간」(박기획) 고정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결정 방식 변경 당시의 한은 집중 기준율 2백 71원 50전에서 14일간에 3원 10전이 올랐던 환율은 다시 고정상태로 되돌아가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전망이다. 박 경제 기획원장은 환율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한은이 매도조작 등을 통해 개입 할 방침임을 명백히 하고 있으며 종래의 추세로 보아 정부의 조작은 즉각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의도대로 환율이 2백 74원 60전선에서 머무르게 될 것만은 틀립이 없다.
따라서 문제의 초점은 오히려 결정 방식을 변경한지 불과 2주일만에 환율을 다시금 고정하게된 이유가 어디 있느냐에 귀착된다. 당장 생각될 수 있는 고정 조치의 이유는 첫째 시기로 보아 연말을 앞두고 물가를 비롯, 제반 경제 정세가 심상찮은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지금,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 경제의 안정 「무드」를 크게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3년 이상이나 지속해온 2백 72원 선에서 2백 74원 선으로 상승 조정(사실상의 원가의 평가 절하)된 현재의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박 기획은 이미 『물가 상승률 정도』는 환율이 올라도 좋지 않으냐는 뜻을 비친바 있고 김한은 총재 또한 『3백원선을 넘으면 한은이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기 때문에 타당성이 없는 것.
이번 고정 조치는 위험수준이기 때문이라는 것보다는 차라리 『시기로 보아 이 이상 상승 하는 것은 경제 전반에 엉뚱한 부작용을 며칠 우려가 있다』는데서 나왔으리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박 기획도 8일자 환율 수준이 적정 수준을 아니라고 명백히 하고 있으며 고정 조치 기간을 『상승기간』으로만 표현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환율에 대한 정부의 기본 방침은 ①환율을 현재 수준보다 상향 조작할 필요가 있으나 ②조작 방법은 직접 개입하지를 않고 상승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외환 시책을 유도한다는 것이며 이것은 이미 박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 졌다.
그동안 거래량이 2백만불 선에서 일약 5백만불 선으로 급증하는 사태가 비쳐지자 좀더 사태를 관망하기 위해 냉각 조치를 취한 것 같다는 관측이다.
물론 정부안에서도 명확한 적정 환율 수준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상, 어느 선까지 사실상 상향 조작되리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상승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또 아직도 그 필요성이 남아있는 한, 환율은 금후에도 서서히 상승할 소인을 지니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이번 고정 조치는 잠정적이라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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