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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레 벗은 영화|할리우드의 새 물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미국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에서는 67연도에 들어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영화를 제작, 관객과 평론가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독차지했고 그중 『보니와 클라이드』는 금년도 최고의 영화로 선정됐다.
주제와 「스타일」에 있어서 다양한 이 새 영화들은 종래 영화의 구성형태, 관습에서 완전히 탈피, 새로운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D·W·그리피스」나 「S·아이젠스타인」같은 드문 거장들의 유산에도 불구하고 과거 10여년간 「할리우드」의 대 다수 작품들은 소설이나 극장의 단순한 반영에 지나지 않았다. 새 영화는 그 자체대로의 시와 「리듬」을 갖고 있다.
불란서의 유명한 영화 평론지 「카이어·듀·시네마」중간 그리고 끝이 있어야 한다는 지 편집장 「장·루이·코몰리」씨는 『영화란 이야기 중심의 오락물이었다. 오늘날의 영화는 이미 어떤 구성의 노예가 될 수 없으며 「스토리」란 영화제작의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영화제작가가 어떤 「스토리」를 이야기하려 하든 않든 간에 영화란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이 있어야 한다는 관습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며 연대순으로 엮는 「시퀸스」도씨는 현대에 있어서는 사치라는 것이다. 서서히 그리고 논리적인 화면의 이동은 급작스런 화면의 변화로 움직였다.
시간 개념은 인간의 마음 속에서와 같이 전후가 혼합되어서 화면 위에 반영할 수가 있다. 구성과 동기 그리고 완만한 종결은 타기하고 효과로서 관객은 「시나리오」작가가 남겨놓은 「갭」을 채운다. 「카메라」의 움직임이 속도, 음향효과 그리고 검고 흰 화면의 연속이 색채로 엇갈린다.
희극과 비극은 이미 별개의 것이 아니라 그들은 상호관련이 있다. 이는 마치 영웅과 악한을 가끔 구별키 힘든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경향이 속임수나 「쇼크」를 주기 위해 과도히 사용될 위험도 있지만 5년 전 만 하더라도 생각할 수 없는 완숙과 솔직을 가지고 「쇼킹」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마약 환자의 생활, 동성연애, 종족간의 갈등, 폭력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보니와 클라이드』만 하더라도 그 주제는 폭력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카메라」의 기교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조화에서 조화로 향하는, 통일로 표현되는 「스타일」의 새로운 자유의 추구이다. 「클라이드」(워런·비티)는 살인자이고 「보니」(파이·더나웨이)는 비도덕적인 창녀지만 그들은 본질적으로 순결하다는 내용이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목적 없는 도둑질을 할 때 그들은 무산자를 대표하여 유산자를 공격하려는 것을 보이지만 그들 행동이 「이데올로기」나 사회적 반항이란 점은 없다. 은행강도로서 그들의 행동은 『소년이 장난조로 개구리에 돌을 던지지만 그 개구리는 장난조가 아니라 심각하게 죽는다』는 희랍 속담과 같다. 장난조로 공포를 쏘다가 갑자기 은행원의 면상에 총알을 쏘아대 그들이 쓰러질 때 지금까지 웃던 관객들은 갑자기 「쇼킹」한 죽음의 장면으로 공포에 떤다. 그들은 사람을 죽이고 은행을 털지만 평범한 인간의, 평범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곧 여론의 심각한 반향을 가져왔다. 불란서의 「카이어 듀·시네마」지는 『「할리우드」가 드디어 세계영화계의 황금기를 가져 왔다』고 격찬, 「뉴요크·타임즈」지는 『잔인한 살인을 익살과 얼버무리는 것은 초점이 없다』고 세 번이나 혹평했고 「데일리·뉴스」지는 이와 반대로 과거 10년 동안의 최우수 작품이라고 격찬했다. 「뉴스·위크」지는 처음에는 힐란 했으나 다음에는 칭찬했다. 영화제작의 새로운 방향이 설정된 「할리우드」는 「새로운 영화」「대중의 인기」라는 선풍 속에 희망의 꿈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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