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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상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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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반도에 독감상륙. 당국은 「인플루엔저 경보」를 내렸다. 병원체는 A2형 「바이러스」. 1933년 세계를 휩쓸었던 A형 왕조의 후계자이다. 「인플루엔저」는 A·A1·A2·B·C형이 있다. 그 중에도 A형은 1세·2세로 대를 물리며 「유럽」「아시아」에서 지금까지 영화를 누린다. 제주도 도민들은 40%가 이 독감으로 신음하고 있다. 어느 고등학교는 휴교가지 할 정도다.
독감은 단김에 뺄 수 있는 고뿔쯤으로 알아서는 큰코다친다. 얼큰한 콩나물으로는 눈하나 깜빡하지 않는 독감이다. 우선 증세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코가 시큰하며 콧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일단 예비환자다. 차차 머리를 때리면서 악한이 난다. 38∼40도까지 열이 오른다. 관절통·요통·설사가 겹치기 쉽다. 물론 식욕이 있을 리 없다. 이처럼 전신 증상으로 달려든다. 별수 없이 머리를 싸매고 들어 누울 도리밖에 없다. 보통 3주는 병치기를 해야한다.
독감은 현대 감기는 아니다. 기원전에도, 16세기에도 유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918년 5월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발생했던 독감은 전 「유럽」·「아프리카」대륙·미국·호주·「아시아」등 지구를 온통 들었다 놓았었다. 그 때의 발병자는 무려 6억. 사망자가 2천 1백 29만 명이나 됐다. 「아시아」에서만해도 1천 5백 75만명이나 죽었다. 「인플루엔저 세계대전」을 치른 셈이다. 그 때만해도 약이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오늘날 반짝하는 직방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왁찐」이 없진 않지만 접종이 꽤 까다롭다. 「알레르기」성등 특이체질엔 맞지도 않으며, 어린아이들은 심한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다. 『그럼 예방은 어떻게 한담』-.
과로하지 말고 푹 잠을 잘자고, 영양분을 푸짐하게 섭취해서 저항력을 기르고…. 서민의 귀엔 하나같이 거슬리기만 한다.
그러나 발병후의 몸조리는 더 팔자가 늘어져야하니, 서민은 아예 「A2」와는 말도 걸지 않도록 조심조심해야 하겠다.
독감이 더욱이나 고약한 것은 어린이들을 주로 찾아다니는 것이다. 학교 당국은 교실을 따뜻이 덥혀 주는 일에 특히 마음을 써야할 것이다. 당국은 수선이나 떨지 말고, 수돗물이라도 잘 주어서 서민들의 세숫물이나 풍성하게 대주도록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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