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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주가 상승세 1년 더 이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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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본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5백∼1천선 사이의 박스권 등락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난다. 즉, 경기가 위축되는 국면에서는 5백선 이하로 떨어졌으며, 경기확장 국면에서는 1천선을 넘어서는 국면이 1990년대 이후 지속되고 있다.

주식 측면에서 보면, 전형적인 경기순환주(Cyclical Stock)들의 흐름과 일치한다. 하지만, 향후 주식시장은 1천선 넘어서 안착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참여자들의 일반적인 중론이다.

기업수익성, 과거와 다르다

그 근거는 첫째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으로 인해 기업수익성이 과거와 다른 차원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둘째, 경기회복 초기 국면에 9백선을 넘어 1천선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추가상승 여력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셋째, 수급 측면에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물량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넷째, 기업들의 경영철학과 주주가치에 대한 고려가 수반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섯째, 국가신용등급 회복에 따른 한국 시장의 디스카운트(Discount) 요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선 기업과 금융구조조정의 결과로 국내 상장기업들의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 증권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KOSPI200 기업들의 2002년 예상 순이익은 25조∼3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의 결과 수익성이 대폭적으로 개선된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들 수 있다.

96∼98년 세계경기 위축으로 삼성전자 순이익은 1천억원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으나, 같은 국면인 2001년에는 2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부문에서 살펴보면, 90년대 2천억원에 불과하던 국민은행(국민+주택 합병을 고려)의 2002년 예상 순이익은 2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경기정점에서 KOSPI200 기업들의 순이익은 95년 8조5천억원, 99년 14조4천억원에 불과했으나, 경기회복 초기국면인 2002년 25조∼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기업수익성을 기준으로 할 경우, 9백20선에서의 KOSPI200 PER(주가수익배수)는 10∼12배 수준에 불과해 과거 1천선에서 21배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할 경우,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바닥 탈출 후 7개월 만에 1천선 근접

둘째, 과거 1천선에 근접하는 시점이 경기 바닥권 탈출 이후 17∼22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현재 시점은 7개월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내 경기확장 국면을 감안한다면, 바닥권 탈출 이후 60∼70% 확장 국면이 진행된 이후에 1천P에 근접했으나,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는 7개월 만에 1천선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국내 경기확장 국면이 대략 34개월 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기상으로 향후 1년 정도는 주식시장이 상승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수급 측면에서 공급 물량의 축소와 기관화 장세 전개 가능성을 들 수 있다. 97∼99년 기간동안 KOSPI200 기업들의 자본금은 21조2천억원에서 42조6천억원으로 1백%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자기자본 확충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99년 이후 자본금 증가가 5조7천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된다. 하이닉스 반도체 유상증자 2조6천억원을 비롯해 증권업종과 신원 등 일부 기업들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나타나 공급물량 부담은 일부 종목들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간접투자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어 기관화 장세 전개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다.

2002년 들어 4월4일까지 기관투자가들은 2조2천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해 외국인 순매도 1조9천억원보다 많은 수준을 보여 주고 있으며, 최근 자금 유입 속도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매수 참여가 기대된다.

넷째와 다섯째 요인은 객관적으로 추정될 수 있는 부분보다는 다소 주관적인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기업들의 경영철학은 과거 양적인 성장 위주에서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질적인 성장에 주력했었다. 주주가치 측면에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IR 활동 전개와 배당성향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국가신용등급 평가기관인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 상향 조정함으로써 4년 6개월여만에 재차 A등급 회복이 이루어졌다. 국내 주식시장은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저평가되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향후 선진국 지수 편입 등을 감안한다면, 최소한 디스카운트(Discount) 요인들은 상당 부분 극복될 수 있는 부분으로 판단된다.

금리인상, 악재 아니다

이상의 요인들을 감안할 경우, 9백선을 넘어섰더라도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기업수익성을 기준으로 한 이론적인 측면에서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국내 주식시장은 1천3백∼1천5백선까지 상승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기 때문에 1천선에 근접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주가하락 국면 진입은 상당기간 동안 유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2년 2분기 이후 경제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수출회복과 금리인상으로 요약된다. 4월부터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5월 이후에는 금리인상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의 발표문은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과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조만간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금리인상이 진행될 경우, 가계대출 금리인상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방지할 수 있는 순기능적인 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또한 개인소비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내수시장의 급팽창을 막는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이 내수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측면에서 내수시장의 위축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될 수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2분기 부터는 수출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와 수출의 균형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금리인상 시기가 상당히 부적절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하겠지만, 현재 시점에서의 금리인상은 민간소비 팽창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수출회복에 따른 수출관련주들의 상승과 금리인상시 나타날 수 있는 단기적인 내수시장의 위축 등을 감안해 내수관련주들의 주가상승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런 까닭에 단기적으로는 수출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제기될 수 있는 시점으로 판단되며, 내수관련주 중에서는 경기민감주보다는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종목들 중심으로 매매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수출관련주로는 삼성전자와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현대자동차·LG전선 등을 내수관련주로는 2002년 들어 상승탄력이 둔화되었던 은행·증권업종과 한국전력·SK 등에 관심을 둘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8백40∼8백50선대는 강한 지지선으로 설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지수상으로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지난해 9월 이후 1백% 상승 국면인 9백30선 전후에서는 단기 저항이 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1천선이 가지는 심리적인 저항과 94년 1천1백45와 2000년 1천66선을 연결한 추세선이 위치한 1천30선에서의 저항선 설정이 가능하다. 이런 까닭에 추가 상승시 1차적으로 9백30, 2차적으로 1천∼ 1천30선에서는 단기 저항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1차 저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2차 저항선 돌파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현재 시점에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8백40∼1천30선대의 등락을 가정한 매매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등락과정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실적호전주들의 상승 여력이 강화될 수 있는 여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호전 종목 발굴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된다.

우선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을 잣대로 2002년 사상최대 순이익 달성(2000년 6조1백45억원)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기업들의 전체 실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KOSPI 200 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이 6조원을 넘어선다면, 주식시장은 1천선 돌파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

문의:ksn0909@tuj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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