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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소식듣고 "미안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호남한해시찰을 마치고 1일 밤 상경한 뒤 바로 당 간부회담을 소집하는 등 「템포」빠르게 움직인 김종필 공화당의장은 2일 아침 9시에는 다시 유진오 당수를 필동 자택으로 방문했다.
1일 밤 전화를 통해 그의 내방을 연락 받은 유 당수는 정해영 기획위원·박영록 대변인과 함께 김 당의장을 맞아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잠시 한담.
햇살이 환히 비친 동향의 응접실에 앉은 이들은 늘 만나온 사이처럼 친근한 표정들을 지었는데 오고간 한 토막 얘기를 옮기면
김『목포지방에는 어제 조금 비가 와서 하루를 앞당겨 오는데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정『김 의장이 내려가셔서 비가 왔군요.』
유『나도 한해 지방을 내려가 봐야겠는데 돈이 없어서 아직 못 갔습니다.』

<사람 잘못 보내 그리됐다.>
○…31일 정부로부터 1등 수교훈장까지 받은 방한 중인 「니암웨야」「케냐」외상은 1일 아침 『「케냐」의 주「유엔」대사가 「남북한 동시초청안」에 찬성하고 「한국 단독초청안」에 기권했다』는 외무부의 소식을 듣고는 진필식 외무차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더라고.
그는 31일 밤 시내 모처에서의 만찬회가 끝나자 『나의 방한 선물로 「유엔」에서 한국을 지지하도록 본국 정부와 주「유엔」「케냐」대사에게 훈련하겠다』면서 본국 외무성에 두 번, 「뉴요크」에 한번 국제전화를 걸었으나 기상 조건이 나빠 통화가 안됐다는데 1일 주「유엔」「케냐」대사의 소행에 대해 『본국의 「트러블·메이커」를 「유엔」으로 보냈더니 이 모양』이라고 무척 송구스런 표정을 짓더라고.
외상과 주「유엔」대사간의 한국지지에 대한 이런 차질은 「인도네시아」에도 나타나 주「유엔」「인도네시아」대사도 「말리크」외상의 지시를 무시하고 남북한 동시 초청안에 찬표를 던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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