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 회장 "연임하지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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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어윤대(사진)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29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대 총장까지 한 사람이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을 것 같아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임기가 7월이라 다음 달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가동된다”며 “회추위 구성을 앞두고 사외이사들에게 부담을 드리기 싫은 것도 (연임 포기를) 공식 발표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거취 표명이 예상보다 늦어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KB금융은 우리금융과 달리 정부 지분이 없는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내가 연임하느냐, 마느냐에 대해 말해야 할 하등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한국 금융회사가 글로벌시장에서 활약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지금과 같은 토대에서는 ‘금융의 삼성전자’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현대자동차·LG 같은 대기업이 해외에 가면 HSBC 같은 외국 은행이 달러·유로·엔·위안 등 다양한 통화를 현지에서 더 싼 금리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은 경쟁이 안 된다”며 “국내 금융회사들로선 대기업의 (자금 수요) 절반을 잃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KB금융 이사회는 다음 달 초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되는 회추위를 구성해 차기 회장을 공모할 계획이다.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6월 초께 차기 회장을 내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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