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초월한 정신적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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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은 미지의 「레바논」을 2-0으로, 강호 월남을 3-0으로 각각 물리쳐 3연승, 무패의 기록으로 일본과 함께 「멕시코·올림픽」 축구 「아시아」 지역 A조예선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등장했다.
일화 4천5백만원(12만5천불)의 예산으로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일본은 이번 대회의 우승여부로 축구의 흥망을 걸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일본의 성적도 당초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고 각국 전문가들은 평하고 있다.
한·일의 축구는 힘과 기를 초월해서 정신력의 대결로 종종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스피드」, 조직력, 개인기의 장점을 지닌 일본은 짜임새있는 한국의 수비를 뚫기에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대북에서 한국은 일본에 2-0으로 패했으면서도 9월 마래에서 열린 「메르데카·컵」 쟁탈전에서 우승한 것을 보면 이번 한·일전은 결코 예측할 수 있다.
일본은 세계적 수준에 오른 부본, 삼산, 수성 등의 「트리오」가 공격진에 나서는데 공격보다는 수비가 강한 한국이 이들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내느냐 하는 점이 승패의 관건.
투지면에서 일본보다 월등한 한국이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업은 일본과 맞설 때 한국특유의 기백과 필승의 신념을 발휘한다면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동경·윤경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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