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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희망의 계단(13)-자유를 지키는 늠름한 보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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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세계의 국군으로>
1일은 제19회 「국군의 날」. 1백 55마일의 휴전선과 바다, 그리고 하늘로부터의 외침을 막으면서 멀리 월남전에 군단규모의 전투병력을 파견, 그 힘을 과시하고있다. 이제 국군은 「한국의 국군」에서 「세계의 국군」으로서의 발판을 더욱 굳히고 있다. 열 아홉 성년국군이 당면한 장비현대화, 대 간첩작전 등 여러 가지 과업을 어떻게 수행해 나갈 것인가.
17년 전 6·25 개전 당시 국군은 10만여명, 장갑차 27대와 각종 포 48문 그리고 경비정 30척과 경비행기 22대가 중요장비의 전부였다. 이러한 전력으로 2백11대의 비행기와 5백22대의 「탱크」를 앞장세운 16만 9천명의 북괴군의 기습을 받았었다.
오늘의 국군은 60만 대군. 19개 전투사단과 3개 전투태세사단, 7개 예비사단을 가진 육군은 MB신형「탱크」와 「호크」 및 「나이키」지대지·지대공 유도탄3개 대대,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8인치 곡사포 등 각종 중장비로 무장되었다.
요즘 도입된 고속 수송함 APD 등을 보유한 한국함대를 주축으로 하는 해군은 그를 뒷받침하는 함대 훈련단 군수지원기지(통제부) 그리고 해군 공창을 운영하면서 3면의 영해를 지키고 또「본연의 임무」는 아니지만 휴전선근해의 어로작업까지 보살피고있다.
공군은 F5A 등 신예 3백여 기로 편성된 전투비행단과 방공 관제단 공수전대를 가지면서 우수한 창정비 기술로 군용기는 물론 국·내외 민간기의 창정비를 맡아 국고세입을 올리고있다.
상륙 사단과 상륙 여단을 가진 해병대는 도서경비부대와 지구경비대로 휴전선 근해의 외로운 섬과 주요 전술지구를 지키면서 역시 상륙훈련단, 기지사령부, 보급정비단의 뒷받침을 받고있다.
이와는 별도로 월남에 4만 7천여 명의 전투병력과 그를 지원하는 공수·해상 수송부대를 파유, 자유전선에서 그 힘을 발휘하고 있으나 1백 10명의 요원이 모여 발족했던 21년전 조선 경비대 시절은 그만두고라도 6·25개전 당시의 국군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막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월남전서 힘 과시>
그러나「병의 수」만이 곧 전투력의 전부는 아닌 것. 장비 현대화로 전력증강을 꾀하는 국군은 올들어서 만도 숱한 새 장비를 들여왔다. 육군은 지난 6월까지 「호크」유도탄 1개 대대를 추가 도입했고 M48「탱크」90대, 155밀리 곡사포 14문, UH23 「헬리콥터」3대를 또 도입했다. APD 3척을 들여온 해군은 역시 6월말까지 초계함 1, 상륙주정 3척을 더 가져왔고 호위 초계함, 심해정, 쾌속정 등의 도입 및 해안전담초소의 증설이 추진되고.
F86 전투기롤 F5A로 기종전환을 하고있는 공군에서는 새 수송기 C46 10대를 이미 들여왔고 별도로 C54 신형수송기와 UH10형「헬리콥터」의 인수를 서두르는 중이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는 없다., 우리를 노리고 있는 우리 주변의 적을 살펴보면 북괴가 병력 41만에 항공기 6백 80대, 극동 소군이 54만에 1천 8백대, 심양군구군이 51만에 7백 개, 중공군이 3백만 명에 항공기 2천 7백대(국방백서 67)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막고있는 자유진영은 국군이 60만 3백 3대, 태평양지구 미군이 43만에 1천8백대, 일본의 27만, 6백80대를 합친다고 해도 숫자상으론 차이가 많다.

<정병은 장비에서>
적은 병력으로 많은 적을 상대하는데는 정병도 중하지만 무엇보다 전쟁장비개선으로 실질적인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는 것은 전술이전의 상식- 그래서 이만한 정도의 종류와「템포」로 이루어지고 있는 국군의 장비현대화는 결코 만족스러운 것이 못된다는 것이다.
이미 주월 국군은 M16자동소총과 개인수송장갑차(APC)를 백% 획득운용 중에 있고 야간이나 우중에도 적을 탐지,.조준해주는 「스타·라이트·스콘프」(야간 조준경)도·사용하고있다. 그밖에 지표의 진동으로 방향, 대수, 거리를 탐지해내는 미진 탐지기와 대인탐지「레이더」등 최신장비를 획득, 사용 중에 있으니 이만한 수준과 장비라도, 시급히 보유해야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의 한 방안으로 파월 장병이 쓰던 각종 신 장비는 교체 귀국 시에 그대로 갖고 들어올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그곳을. 다녀온 각급 육군지휘관들의 한결같은 욕심이다.
또한 공군에서는 지금 월남전에 쓰고있는. F4C「팬텀」기의 .도입을, 해군은 적어도 적 지상포대를 누를 수 있는 화력을 가진 거함과 이미 북괴가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의 도입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소망은 「한국의 국토방위」가 곧 「자유세계의 방위」이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다.

<유지비 세계최소>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가져도 그것을 다루는 병사가 살찌지 못하면 그 군은 강군이 아닌 것. 우리국군은 자유세계에서 가장 적은 돈으로 유지되고있다. 연간 1인당 유지비는 6만7천25원, 연간 43만1천3백31원이 드는 월남군의 6분의 1도 못되며 자유중국 17만3천5백22원, 일본 1백5만9천5백27원, 미국 5백75만2천20원과는 너무나 차이가 많다(67년 국방부 집계). 한국의 장병 부식비는 67년도에 4원이 올라 하루 31원60전, 내년도에 6원이 오른다지만 이 6원은 물가지수를 따르지도 못한다는 국방부 당국자의 말이다. 주식비(쌀 4합, 잡곡 2합) 36원69전과 합쳐도 기껏 68원29전, 주월 국군의 .5백40원(평균 2불)에는 견줄 수조차 없다. 그러면서도 국내국군은 전시이상의 긴장된 훈련과 작업을 치르고있다.
이러한 적은 부식비도 그나마 제도적인 모순으로 균일한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액」으로 지급되는 부식비는 물가와 시장이 다른 산간, 어촌, 도시, 해상근무장병들에게 서로 다른 「칼로리」와 서로 다른 맛의 찬을 제공하고있다. 혹은 유휴지를 가진 부대장병들은 영농의 덕을 보기도 한다. 동일한 「유니폼」의 국군이 양과 질에 있어서 상이한 식탁을 대해야하는 기초적인 모순- 이것은 부식의 「정액」이 아닌 「정량」지급으로 시정되어야한다는 것이 어느 지휘관의 주장이다.

<충분한 급식 절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급식비의 인상-최소한 부식비 1백원선은 확보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한 보급책임자는 당국의 애로를 이렇게 풀이했다.
1인당 1원을 올리는데도 2억원이 필요하며 68연도의 급식비가 자그마치 l백49억원이나 되니 개인유지비가 80%나 되는 국방예산에서 달리 어떤 묘책이 나올 수가 없다-. 이러한 해석은 군원문제로 귀결되기 마련. 최근 몇해 동안 군원은 9천만「달러」선까지 내려갔었다. 파월 이후 양년간 1억5, 6천만불선까지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70년도까지 매년5∼7백만불씩 총 5백20억원 어치의 군원을 한국측에 넘기려던 군원 이관계획이 『상당한 병력이 주월하는 동안 중단』되고 있기는 하지만 자유세계에서 가장 낮은 유지비로 운영되는 국군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방공보루라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도 했다. 더 많은 우방의 협조로 국군을 살찌게 해야하며 이러한 작업은 「의존」아닌 「공존」의식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작전지휘권 확보>
최근 북괴무장간첩은 2건의 철도폭파사건을 비롯 도처에서 파괴와 살인을 일삼아왔다. 『후방을 교란시켜 전방의 집결된 힘을 분산시키려는 무력활동』이라고 보는 국방부당국은 이들 간첩의 활동이 68년도에 정점을 이를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래서 서둘러 대 간첩 작전에 필요한 장비도입을 추진 중에 있고 내년 해동 전까지 전 휴전선에 방책을 쌓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밖에 3군은 물론 민·관의 대 간첩작전을 일원화하는 작전지휘본부의 설치를 연구중인 국방부는 이 작전에 필요한 육·해·공에 있어서의 지휘권의 일부를 「유엔」군 당국으로부터 이양 받았고 더욱 융통성 있는 병력 이동권을 한국군 지휘관에게 부여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려운 일들을 국군은 이제 독자적인 지혜로 어떻게 처리해 나갈 것인가.
카메라=「마미야」C33「렌즈」65밀리 125분의1초 F11「엑타크롬」ASA64. 【글 박찬주 기자·사진 이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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