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값...그 대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7월 이후 계속 오름세에 있는 금값은 정부로 하여금 금수입 또는 한은보유지금의 매각을 검토하기에 이르게 했다. 지난 16일 현재 시중금값은 그램당8백80원으로 지난 연말보다3백원(51.7%)이 급등,IMF(국제통화기금)의 금가격인 1불12전(3백5원)에 비해 약2.9배가 높은 시세. 이처럼 금값이 뛰고있는 까닭은 금의 수요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음에도 금생산은 62년의 연간생산량이 3천3백14킬로그램으로 「피크」를 이룬 이후 계속감소추세에 들어가 66년에는 1천8백90킬로그램으로 줄어든 것.
더구나 올해는 2천2백킬로그램의 생산목표에 지난7월말 생산실적이 1천2백8킬로그램으로 다소나마 나아지는 듯 했으나 국내 금생산의 30%이상을 차지하는 구봉광산 사고로 금생산에 대한 전망은 몹시 흐려져 있다.
이러한 수급의 차질에서 오는 금값폭등의 궁여지책으로 내 논 것이 금수입 또는 보유지금의 매각방안.
정부의 구상은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금수입을 대행케하여 광업제련공사가 공매케하는 방법과 금에 관한 임시조치법을 개정, 일반이 수입할 수 있는 길을 얼마간 터놓게 하려는 것. 그리고 한은이 보유하고있는 지금의 매각은 금수입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선도매각은 될 수 있어도 현재 관리통화제 아래서 각 국이 모두 어느 정도의 지금은 보유하고 있는 만큼 불과 3천3킬로그램에 불과한 보유지금을 금값안정을 위해 팔 수 없다는 게 한은당국과 정부실무자들의 견해이다.
따라서 금값안정대책은 보유지금의 매각보다 금수입에 기울어져있으나 금수입이 장기적인 금값안정책이 될 수 없고, 또 금이 대외결제수단과 공업용을 빼고는 극도의 사치품인 때문에 아까운 외화를 지출해가면서 수입할 필요가 있느냐에 문제가 있다.
현재 국제 금시세는 「런던」의 자유시장(세계금시세표준)가격이 그램당 1불20∼30선 수준으로 국내시세보다 2.5푼의1정도 싼 편. 그래서 정부는 금수입을 해외의 금수출 가능 국에 조회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무리 금의 국제시세가 싸다고 하지만, 사치품충족을 위해서 수입을 해야 할 것이냐의 근본적인 문제와 일단 수입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지만, 금값의 앙등이 금생산량 감소에서 온만큼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문제에 걸려 쉽사리 단안이 내려질 것 같지는 않다.
금이 본위화폐제도 하에서는 화폐적 기능을 해왔지만, 관리통화제 이후에는 다만 대외적인 결제수단일 뿐 국내에서는 가치저장과 장신용의 사치품에 불과한 것. 그래도 금이 화폐적 기능은 잃고있으나 아직도 다른 물가수준의 척도로 사용되는 예가 적지 않은 점으로 보아 금시세 변동에 따른 파급효과만은 남아있는 셈.
더구나 60년 이후 도매가 상승률 보다 낮았던 금값이 65년 이후 급작스럽게 뛰기 시작, 비교적 안정추세에 있는 물가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었다.
이처럼 금이 극도의 사치품이면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고 금은 곧「달러」와 같다는 관점에서 수입이 검토되고있으나 일단 일반소화에 들어간 금은 거의가 퇴장되는 때문에 금수입은 일부공업용만으로 낙착될 가능성이 짙다는게 관계전문가들의 견해이기도하다<호>

ADVERTISEMENT
ADVERTISEMENT